[글로벌에픽 이수환 기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주춤했던 음주운전이 다시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 해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1만7247건을 기록하며 전년도인 2019년(1만 5708건)에 비해 약 1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음식점 및 술집의 영업이 오후 10시로 제한되고 각종 모임이나 회식이 줄어든 상황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시민들의 경각심이 희미해진 탓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음주운전 재범 비율이 높은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건 중 재범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6년 44.5%에서 2020년 45.0%로 늘어난 것이다. 3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도 전체 음주운전 사건 가운데 20.2%나 차지할 정도로 상습적인 음주운전의 폐해가 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계 당국은 공청회 등을 개최하여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 음주운전을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시행 중인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도입하거나 함정 단속, 수시 음주 단속 등을 강화하여 음주운전을 시도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주운전에 대한 실질적인 형량을 강화하여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면 음주운전으로 인정되며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처벌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3~0.08%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0.2%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만일 혈중알코올농도가 0.2% 이상이라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한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면 특가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피해자가 부상을 입었다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사망했다면 최대 무기징역도 선고할 수 있다.
법무법인YK 이준혁 교통전문변호사는 “음주운전 처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형사적 책임 외에도 보험료 할증, 면허 정지 또는 취소 등 다양한 제재가 이루어진다.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처음부터 구속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사회적으로도 매우 강도 높은 비판을 받게 된다. 갈수록 음주운전에 대한 제재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유념하여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