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6(목)
사진=이준혁 변호사
사진=이준혁 변호사
[글로벌에픽 이수환 기자]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더위를 이기기 위해 술자리를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과음은 사람의 자제력을 흐트러트려 사소한 시비를 큰 싸움으로 번지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단순한 말다툼으로 그치지 않고 상대방을 폭행하거나 술병, 술잔 등을 던지기라도 한다면 그 때부터는 특수폭행 등 범죄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면 폭행죄가 성립되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행히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소를 취하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특수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며 아무리 피해자의 용서를 구해도 형사소송 절차가 그대로 진행되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특수폭행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단순 폭행보다 훨씬 높다. 이처럼 특수폭행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이유는 범죄의 불법성이 폭행죄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특수폭행은 단체 또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을 저지르는 범죄다.

칼, 가위 등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해도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이용해 특수폭행이 성립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자리에서 흔히 사용하는 유리잔이나 유리병 등은 특수폭행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구분되어 있어 이것을 사람을 향해 던지기만 해도 특수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 얼음물로 가득 찬 피처통이나 유리로 된 재떨이 등 판례에서 위험한 물건으로 분류한 물건은 매우 다양하다.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물건이라 해도 그 재질이나 사용 방법을 고려했을 때,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면 특수폭행이 성립한다. 그 물건으로 사람을 직접 구타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휘둘러 위협을 했다면 특수폭행이 인정될 수 있다.

일행이 모두 연루된 폭행 사건에서도 특수폭행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도 폭력으로 응수한 쌍방폭행의 상황에서 서로의 처지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합의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적용된 혐의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으면 불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는 단순 폭행 혐의가 적용되었는데 자신에게 특수폭행이 적용된 상황이라면 합의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곤경에 처하기 쉽다.

경찰 출신의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변호사는 “실제 특수폭행 사건을 살펴보면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 발생한 시비가 싸움으로 발전한 경우가 매우 많다. 술에 취해 이성적인 판단력이 마비된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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