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메디톡스와 휴젤 간 ‘보톡스 전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모양새다.
각자 현재진행 중인 소송전에서 물러날 기미가 없는 데다 쌍방 간 합의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여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보톡스의 정식 명칭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이며, 미간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에 주로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보톡스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15조원, 2030년 2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보톡스 관련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각각 항소이유서를 준비하며 2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항소이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이후에 2심 일정이 공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올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제조기한 등과 관련한 일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아서 항소심에서는 완전한 승소를 거두겠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대웅제약은 항소심을 통해 1심의 오판을 바로잡고, 지난 2021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서 패소한 이후 그간 수세에 처했던 분위기를 반전 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대웅제약에 나보타 제조·판매 금지와 균주 인도, 생산된 톡신 제제 폐기, 메디톡스에 대한 400억원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메디톡스와 휴젤 간 보톡스 소송도 주목된다.
이는 메디톡스가 지난해 3월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휴젤을 미국 ITC에 제소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이미 대웅제약과 현지 소송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승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휴젤은 자사의 보톡스 제품 개발과 제조 공정을 비롯해 전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ITC 재판부는 이번 소송의 예비 판결은 2024년 6월, 최종 판결은 같은 해 10월 내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양사의 소송전이 국내에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송 진행 중 관련 업체 간 적정선의 합의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최종심에 이르기까지 각 기업이 받는 유·무형의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노코멘트”라고 말했으며, 대웅제약과 휴젤 역시 현 단계에서 합의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 글로벌에픽 기자 neoforum@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