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2022년(~10월) 6년 간 경찰청에 신고된 불법 촬영 건수는 총 3만 9,957건이다.
약 6개년의 전국 경찰 행정구역 기준 불법 촬영 범죄 발생 통계를 분석해본 결과, 전국 광역지자체 중 순수 불법 촬영 범죄 발생 건수는 △서울(1만 1,797건) △경기(8,476건) △인천(2,348건) 순으로 많았다. 행정구역별로 수도권 등 인구 밀집 지역은 불법 촬영 범죄 발생 건수도 대체로 비례해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범죄 발생 건수가 가장 적었던 지역은 △세종(199건) △제주(479건) △울산(512건)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주 내에서도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관광 집중 조성 지역은 인구수 대비 불법 촬영 발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지역은 인구 대비 범죄 발생 비율로 따져보면 0.07%로 △서울(0.12%) △인천(0.0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관광지역·특구로 지정된 중점 지역의 불법 촬영 범죄는 사전 예방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단 점을 통계는 보여준다.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전남(9.64%) △대구(7.13%) △전북(6.29%)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 18.3%(932만 명)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의 자치구별 불법촬영 범죄 양상을 살펴본 결과, 같은 기간 △강남(1,425건) △마포(984건) △영등포(692건) 순으로 발생 건수가 많았다. 증가율은 △중랑(26.33%) △서대문(4.91%) △강서(3.6%) 순으로 높았다.
이처럼 카촬죄 발생 건수와 증가율이 모두 높은 강남, 마포, 서대문 등 지역은 대학가·번화가에 해당하며 각종 공공장소 뿐 아니라 일상적인 장소까지 디지털 성범죄가 침투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 된다.
우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명시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반포ㆍ판매ㆍ임대ㆍ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ㆍ상영한 자 또는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 등을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본죄는 카메라처럼 사람, 사물, 풍경 등의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을 수 있는 모든 기계장치를 이용해서 촬영해야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촬영대상에 “사람의 신체”로 되어 있어 그의 의사에 반해 촬영하였다면 카촬죄가 성립된다. 설사 촬영 당시에는 피해자가 자신의 신체 촬영에 동의했다고 해도 나중에 그의 의사에 반해 이를 유포한 경우에도 처벌한다.
또한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촬영한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고려함과 아울러, 당해 피해자의 옷차림, 노출의 정도 등은 물론,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야간에 버스 안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옆 좌석에 앉은 여성(18세)의 치마 밑으로 드러난 허벅다리 부분을 촬영한 사안에서, 그 촬영 부위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 제1항의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 참조)
한편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하급심의 판례에 따르면 엉덩이, 허벅지, 가슴 등이 특히 부각되거나 옷 안쪽이 찍힌 경우에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부위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공개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젊은 여성의 모습에 불과하고 특별한 각도나 특수한 방법이 아닌 사람의 시야에 통상적으로 비치는 부분을 그대로 촬영한 경우에는 그러한 신체부위가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4. 선고 2013고합1438 판결 참조)
이에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의택 대표변호사는 “몰래 촬영한 촬영물을 기기에서 삭제했다고 하더라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복구가 가능하고 다른 대면형 성범죄에 비해 증거수집도 용이한 편이다. 가해자가 악의적으로 자료를 은폐하거나 쓰지 못하게 변형시켜도 데이터를 복구하여 혐의 입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실제로 공공장소에서 풍경이나 건물을 촬영하였다가 우연히 여성의 신체 일부를 촬영하여 오해를 받거나 시비가 붙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아무리 관련 혐의가 없더라도 감정적인 대응을 하다가 다른 형사 범죄에 의율될 수 있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무고한 혐의를 받고 있거나 피해자와 가해자 간 진술이 엇갈릴 경우, 형사 전문 변호사의 객관적인 법률 조력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