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에서 받은 '최근 4년간 지하철 내 범죄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지하철 범죄는 3,378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9~2021년에 매년 2,000 건대로 발생했던 것보다 대폭 증가한 수치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755건에서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2,673건, 2021년 2,619건으로 감소하다가 2022년 3,000건을 넘어섰다.
범행 유형은 다른 승객이 지하철에서 잊고 내린 유실물을 가져가는 점유물이탈횡령이 1,37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절도(789건), 성추행(788건), 불법 촬영(430건)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하철은 인구 밀집도가 높아 범죄 대상을 찾기 쉽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하철 범죄에 많은 이들이 가담하는 이유에 대해 쉽게 잡히지 않을 거라는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에 명시된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에 따르면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대중교통수단은 버스, 지하철, 기차, 비행기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말하고, 공연장소 및 집회장소 등 실내나 실외를 가릴 것 없이 대중에게 개방돼 공중이 밀집한 장소라면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공연·집회장소 등의 가능한 다양한 형태 등에 비추어 보면, 여기서 말하는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는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서로 간의 신체적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찜질방 등과 같이 공중의 이용에 상시적으로 제공·개방된 상태에 놓여 있는 곳 일반을 의미한다 할 것이고, 위 공중밀집장소의 의미를 이와 같이 해석하는 한 그 장소의 성격과 이용현황,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친분관계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비추어 공중밀집장소의 일반적 특성을 이용한 추행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행위 당시의 현실적인 밀집도 내지 혼잡도에 따라 그 규정의 적용 여부를 달리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5704 판결 참조)
또한 본죄는 유형력의 행사 여부가 중요하지 않고, 고의적인 추행 여부만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고의라 함은 미필적 고의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 안에서 여자의 신체 부위 부근에 손을 대고 있다가 지하철이 흔들렸을 때 여자의 신체가 손에 닿도록 유도하는 것은 미필적 고의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인파에 떠밀리거나 또는 인파 속에서 하차하려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가다가 앞에 있는 여자의 가슴을 실수로 만지게 된 경우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에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강천규 대표변호사는 “최근에는 대중교통수단에서 성범죄 사건이 급증함에 따라 경찰에서는 지하철 수사대를 통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순간적인 호기심에서 접촉을 시도 하는 경우도 만연하다. 그러나 혐의가 인정 될 경우 실형에 처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공중밀집장소추행 같은 경우 지하철 내 CCTV 영상에서 당시 상황을 명확히 확인하기가 어려워 혐의를 판단하기 모호한 경우가 많다. 만약 고의성이 없었다면 이에 대한 제반 증거와 신빙성 있는 진술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 억울하게 공중밀집장소추행죄 혐의를 받을 때는 형사전문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전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