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를 확인하는 데이터가 발표된다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연간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사용하는데, 지난 6월 PCE 가격지수는 2.5% 상승하며 목표치에 근접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9월 17~18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금리 선물, 주식, 국채 가격이 모두 상승했고,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도구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0.5%포인트 급등했다.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거의 끝났다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은 이번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상승"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전에 "높았다"고 평가했던 것보다 크게 낮아진 표현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향후 회의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며 "모든 정책 결정은 회의별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가 정책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이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기존 표현을 삭제하고, "이중 임무의 양쪽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문구로 대체했다. 이는 안정적인 물가와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두 가지 목표를 모두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금까지 경제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들은 높은 금리와 둔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업률 급증을 피하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연준은 9월 금리 인하를 확약하지 않았으며,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이 9월까지 이러한 확신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5.25%포인트 인상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에 따라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FOMC 성명은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파월 의장의 발언과 연준의 정책 변화는 향후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9월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