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시장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5만4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5만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업률도 4.1%로 하락하며 고용 시장의 견고함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달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추가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내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종착점, 예상보다 높아질 듯…3.75%까지 가능
금리 인하의 종착점에 대한 전망도 수정되고 있다. 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내년 중반까지 정책 금리가 3.25~3.75% 수준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이전 전망치인 3.00~3.25%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미국의 정책 금리는 4.75~5.00%이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오스틴 굴스비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야후 파이낸스에 출연해 "견고한 고용 지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높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금리를 '크게' 인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부분의 연준 정책 입안자들이 정책 금리의 종착점을 2.5~3.5%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성장 낙관론 속 금리 인하 필요성 유지…11월 FOMC 주목
전문가들은 굴스비 총재의 견해에 대체로 동의하며,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론 속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고용 보고서는 향후 금리 인하 규모와 속도에 대한 연준과 시장의 기대에 잠재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소비자 지출과 국내총생산(GDP) 성장 예측에도 큰 상승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최근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보고서로 연착륙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며 "연준이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 기조에서 벗어나려면 10월 또는 11월 초에 상당한 충격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 시장은 이달 말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1월 초 발표될 고용 보고서, 그리고 11월 6~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이러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