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12월 예정됐던 원유 생산량 증가를 1개월 연기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발 수요 감소와 OPEC+ 외부 산유국의 공급 증가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지자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성명을 통해 "8개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220만 배럴(bpd) 규모의 감산 조치를 12월 말까지 한 달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증산 시점을 1개월 미룬 것이다. OPEC+는 지난 6월 회의에서 점진적인 감산 해제 계획을 발표하며 12월부터 증산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나왔고, OPEC+ 외부 산유국들의 공급 증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유가 하락 압력이 심화됐다. OPEC+ 내부에서는 증산으로 인해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결국 증산 연기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OPEC+는 성명에서 "산유 목표에 대한 완전한 준수를 달성하기 위한 집단적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감산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이라크와 카자흐스탄은 목표치를 초과해 원유를 생산해왔으며, 이에 대한 보상 조치로 추가 감산을 약속한 바 있다.
OPEC+의 이번 결정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배럴당 73달러 선에서 마감한 국제 유가는 OPEC+의 증산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올해 최저 수준인 69달러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PEC+는 이번 결정이 특정 가격 목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OPEC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장 기본 요인과 수요·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OPEC+는 오는 12월 1일 전체 회의를 열고 2025년 생산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4년 12월 이후 감산 규모와 장기적인 생산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