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18일 최종 선정을 앞두고 양사는 공사비 할인부터 커뮤니티 시설, 조망권 확보까지 전방위적 혜택을 제시하며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라는 이름으로 1조5695억원(3.3㎡당 938만원)의 공사비와 20층 규모 2360세대 건설을 제안했다. 특히 전체 세대의 70%인 1652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으며, 조합원 물량 1166가구는 100%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차별화 전략으로는 지하 공간의 혁신적 설계를 내세웠다. 자연 채광이 가능한 드라이빙 라운지, 전기차 충전소를 갖춘 멀티-모달 스테이션, 생활 서비스와 연계한 시그니처 로비 등을 구성해 지하 공간을 새로운 커뮤니티 중심지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이라는 브랜드로 1조4855억원(3.3㎡당 881만원)의 공사비와 19층 규모 2248세대 건설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의 핵심 전략은 '하늘'에 있다. 한강변 최대 길이인 300m의 더블 스카이 브릿지를 설치하고, 여기에 인피니티 풀을 배치해 차별화된 조망권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2082㎡ 규모의 '그랜드 아쿠아 파크존'을 조성해 사계절 이용 가능한 실내 워터파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건설사의 과도한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한남뉴타운의 사실상 마지막 시공사 선정이라는 점에서 양사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면서 "제시된 조건들을 보면 시공사로 선정되더라도 남는 것이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서 패배하는 쪽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넘어 향후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는 18일 이태원교회에서 열리는 4차 합동설명회와 이어지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최종 시공사가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는 양측의 팽팽한 경쟁 속에서 조합원들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 주목하고 있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