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애널리스트는 "관세가 예상보다 강했지만 이제 그 영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됐고, 국가별로 협상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분석했다. 발표된 상호관세율은 한국 25%, 중국 34%, 일본 24%, EU 20% 등이다. 특히 일본은 미국과 바로 협상에 들어가면서 8일 닛케이지수가 6% 반등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은 수출증가율과 같은 궤적을 그린다"며 "2010년 이후 국내 수출증가율과 주가등락률의 상관관계는 0.55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출이 10% 늘면 KOSPI는 6.8%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KOSPI는 6.9% 빠졌다. 이는 관세로 수출이 10% 정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간재 성격인 철강, 배터리, 화학은 수출이 10% 움직이면 주가는 3% 가량 움직여 최종 소비재보다 주가 변동이 작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출증가율과 주가가 관련이 없는 업종들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헬스케어, 반도체, 조선 등은 수출증가율과 주가등락률의 상관관계가 0에 가까웠다"며 "헬스케어와 조선은 아직 수출금액보단 라이선스 아웃, 수주 등의 영향이 크고 반도체는 다른 나라가 한국을 대체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앞으로의 반등은 수출과 주가의 계수보다 더 많이 빠진 업종부터 탄력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종소비재보단 중간재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 기계, IT 하드웨어, 에너지 등이 수출에 대한 민감도보다 주가가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재는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104%까지 부과할 수도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재는 2일 이후 주가 하락이 수출 민감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관세가 적용되면 결국 이를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될 텐데, 기업들이 이를 판가에 반영할 수 있을지, 다른 나라가 한국을 대체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미 소비재 수출은 자동차, 화장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2024년 미국의 한국 자동차 수입비중은 17.2%로 2014년 9.5%에서 7.7%p 늘었지만 아직 일본, 멕시코의 비중이 더 높다. 화장품도 지난 10년동안 미국내 수입비중이 3.4%에서 22.4%로 올랐지만 프랑스가 대체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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