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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의 두 얼굴

임원과는 ‘AI 소통’ 대리점은 ‘갑질 관리’ ∙∙∙ 반쪽 혁신기업

안재후 CP

2025-04-17 11:18:26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_연합뉴스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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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이 첨단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소통 문화를 선도하는 동시에, 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대리점 상대로 5년간 불공정 행위를 이어온 이중적 모습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소통 혁신의 이면에 대리점 상대 갑질이 동시에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지난 15일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현범 회장이 주도한 '인공지능 단톡방'(IAA·Insight Ai Agent)을 통해 임원 역량과 소통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2월부터 도입된 이 시스템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활용한 혁신형 소통·학습 플랫폼으로, 조 회장을 포함한 미래전략·경영혁신본부·디지털전략·커뮤니케이션·리테일혁신·R&D 등 주요 부서 임원 1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기사·영상·웹페이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면 AI가 이를 요약하고 시사점을 제시하며, 임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토론하며 실질적인 소통을 진행한다.

이 혁신적 플랫폼의 특징은 '비자율적 자율학습'이라는 점이다. 알림 설정은 자유롭지만 응답률은 평균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일 대여섯 건 이상의 아젠다가 제시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좋아요', '질문', '공감' 등으로 실시간 반응하며 소통의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소통이 심화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Teams) 플랫폼의 '임원 혁신 채널'로 이관되어 논의가 확장되는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한 임원은 "기존 보고서 기반의 내부 회의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솔직한 토론이 가능하다"며 "형식·권위가 삭제된 '진짜 학습 조직'에 동참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IAA에서 권위를 내려놓고 콘텐츠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임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으며, 이달 초에는 채팅방에서 "한온시스템 등 그룹 전 계열사 임원들도 함께 IAA로 소통하자"며 참여 범위 확대를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IAA 도입은 지난해 10월 경영전략혁신회의에서 조현범 회장의 피드백에서 시작됐다. 당시 회의체 구성원 간에 "임원들이 수동적 보고가 아닌 능동 공유와 자발적 학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갔고, 이후 조 회장과 경영혁신담당이 약 4개월간 기획·개발을 주도해 지난 2월 정식 출범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 소통 문화를 자랑하는 게 낯 뜨겁게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의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 거래 관행이 존재했다. 공정위는 16일 한국타이어가 2019년 9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약 5년간 대리점에게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판매금액 정보를 요구하고, TTS(The Tire Shop) 대리점을 대상으로 소모품 조달 거래처를 본사가 지정한 곳으로 제한한 행위가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한국타이어는 모든 대리점이 사용하는 '스마트시스템'이라는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상품 주문, 재고 관리, 판매처리 등 대리점 운영 전반에 활용되는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판매금액 정보까지 수집했다. 이는 대리점의 이윤 구조, 즉 판매 마진(판매금액 – 공급금액)이 본사에 그대로 노출되어 향후 공급가격 협상 등에서 본사가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문제로 지적됐다. 공정위는 "판매금액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중요 정보로, 이를 무단 요구한 행위는 거래상 우월지위의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전체 한국타이어 대리점의 약 20%를 차지하는 TTS 대리점들에게는 배터리, 필터, 와이퍼, 워셔액 등 소모품을 본사가 지정한 거래처를 통해서만 조달받도록 강제했고, 이를 어길 경우 상품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계약 조항까지 명시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제한은 비전속 대리점의 자율성을 침해한 부당한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한국타이어의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의 경영활동을 간섭한 것으로 판단하고 위반 행위의 중단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리고, 해당 사실을 대리점에 통지하도록 하는 명령도 함께 부과했다. 다만 한국타이어는 공정위 조사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수정 계약을 통해 ▲판매정보 입력 의무 조항 삭제 ▲스마트시스템에서 본사의 열람 권한 제거 ▲소모품 거래처 제한 조항 삭제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성남 한국앤컴퍼니 사옥. /사진=한국앤컴퍼니

경기 성남 한국앤컴퍼니 사옥. /사진=한국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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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조현범 회장은 디지털전환(DT)과 인공지능전환(AX)을 통한 혁신적 소통 문화를 내세우면서도, 정작 계열사의 대리점에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강요해온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룹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AI도입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조 회장의 AX 혁신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리점의 자율적 경영활동을 침해하는 불공정 행위가 5년이나 지속되어 온 것이다.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는 서중철 경영혁신담당 상무는 "AI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구성원들의 정보 감수성을 높이고, 토론·연결을 유도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IAA는 향후 디지털 거버넌스 플랫폼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혁신이 대리점과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불공정한 정보 수집과 통제의 도구로 활용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소통 혁신을 '조직 문화 촉진제'로 혁신한 조 회장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계열사에서 발생한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는 공급업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의 자율적 경영활동을 간섭한 행위를 명확히 규명하고, 대리점 권익 보호에 기여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진정한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내부 소통뿐만 아니라 외부 파트너와의 관계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앞서 2021년 취임 이후 조 회장은 ▲빅데이터 기반(인텔리전트) 타이어 개발 ▲생성형 AI기반 서비스 도입 ▲디지털 미래혁신센터 운영 ▲AI 딥러닝·머신러닝 실습 ▲테크노링 관제 솔루션 고도화 등 데이터·AI 드리븐 전략을 꾸준히 펼쳐왔지만, 이러한 기술 혁신이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공정한 관계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향후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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