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어릴 적, 시골에서 부모님과 고추 밭에서 고추를 따다가 밭 주변에 꿀벌이 있어 따라간 적이 있다. 그러다 벌집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너무나 신기하고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보다가 그만 꿀벌에 쏘이고 말았다. 그 다음은 부리나케 달아난 기억밖에 안 난다. 쏘인 곳이 어찌나 아프던지……. 벌에 쏘인 곳에 된장을 발라주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때만 해도 참 꿀벌이 흔하게 보이던 시절이었다.
꿀벌에 대한 보다 최근의 기억은 3년 전이다. 지인의 양봉장에 초대되어 실제로 양봉을 하는 현장을 방문했다. 벌통 가득한 꿀벌의 모습은 새삼 신기했다. 지인 덕분에 체험도 하고 벌꿀까지 선물 받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최근 각종 미디어를 통해 “꿀벌이 78억 마리나 사라졌다”라는 기사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인해 꿀벌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다. 꿀벌이 사라진다니……. 꿀벌이 식물의 생장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을 기억한다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다.
꿀벌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인류의 식량 작물 70%가 꿀벌의 수분에 의존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꿀벌이 사라진다는 것은, 꿀벌에 의존해 번식하는 식물과 그것을 먹는 동물 그리고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가능한 세계를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 속에서 생태계 보호에 관심을 가진다. 이미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은 특정 분야가 아닌, 사회의 전 분야에서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UN을 중심으로 국제기구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태계 보호에 대한 논의를 더 활발하게 하고 있다. UN에서 세계 꿀벌의 날(5.20)을 지정하여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사라진 꿀벌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4가지 가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바로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생태적 가치, 문화적 가치이다. 이 네 가지 가치가 전제될 때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모델은, 소위 네 개의 기둥이론(Four pillars theory)’으로 명명된다.
이 개념은 1987년 유엔의 「우리들 공동의 미래」에 채택된 것으로 인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선언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생산과 소비를 유지하는 지구 자연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경제정책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인류의 장래를 위협하는 주요 요소로 인구성장, 대중적인 빈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환경질의 파괴 등 네 가지를 들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변화가 생겼다. 생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간 생태문제를 소외해 왔던 경제 부분에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문을 생태학(ecology)이라고 한다. 생태계 보호는 결국 이 생태계 안의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도록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함께 전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기업의 ESG이다.
최근 수년 동안 한화그룹이 이상기후 변화에 따른 지속가능한 환경 ESG경영차원에서 <솔라비하이브> 캠페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 보존 생태계 보호에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내가 20여 년 전에 몸 담았던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갔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솔라비하이브> 캠페인은 태양광 에너지를 발전원으로 꿀벌들에게 최적의 생육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 벌통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솔라비하이브> 스마트 벌통에는 총 4만 마리 꿀벌들이 입주했다고 한다. 꿀벌의 개체 수 보전 및 증식 그리고 기후위기와 식량문제를 생각하는 한화그룹의 지속가능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생태 문제는 꿀벌만은 아니다. 최근 해수면 온도 1°C의 상승으로 기후변화와 생태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생태계가 무너지고 우리에게 위기감을 가져오고 있다. 무너져가는 생태계 속에서 인류의 생존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생태계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생태계의 구성 요소들이 건강할 때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도 높아지고 물질과 에너지의 역동적인 순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KOCCA 포커스에 따르면, 생태계의 핵심가치는 균형, 공존, 지속성으로 규정될 수 있다.
이러한 가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주체들의 선순환구조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가 저마다의 최선으로 노력할 때, 비로소 우리의 생태계도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사라져가는 꿀벌에 대한 해답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콘텐츠 산업 생태계 형성과 정책 거버넌스 구축 방안, KOCCA 포커스63호, 2012.12.
강태욱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