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나는 자연을 좋아한다. 내가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하는 게 행복하다.
그런데 코로나 발생 이후 국립공원을 포함한 야외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비단 MZ세대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기성세대들도 적극적이다. 이들은 야외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장소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다. 자신이 산행한 모습을 사진을 찍어 자랑하듯 SNS(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단지 산행을 즐기고 그 후기를 사진으로 찍는 것이라면 문제가 되진 않는다. 문제는 불법적인 산행을 버젓이 자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들은 국립공원의 지정된 장소 외에서 야영을 하고 자신들이 야영전문가임을 내세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국립공원의 허가 없이 드론촬영을 감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그 결과물을 자신의 SNS에 올린다.
이것은 그들의 불법행위를 증명하는 콘텐츠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팔로워들은 그 콘텐츠를 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멋있다’라는 댓글은 넘쳐난다. 심지어 ‘○○님, 어디로 다녀오셨나요? 저도 가고 싶습니다. 다음에 갈 때 동행하고 싶습니다.’라는 댓글도 수없이 달려 있다. 나는 이런 댓글을 볼 때마다 손으로 눈을 가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 너무나 속상하고 부끄럽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자연생태계와 자연⦁문화 경관의 보전을 전제로 만들어진 곳이다.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하여 후손들까지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자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보호지역이다. 그런데 슬프게도 SNS에는 이러한 가치는 없는 듯하다.
물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탐방객들이 국립공원 홈페이지 ‘국민신고방(불법산행)’ 게시판에 이에 대해 신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속조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 국립공원은 실시간 현장 단속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올라온 글로는 실질적 처벌이 불가능하다. SNS에 올려진 모습을 신고를 해도 과태료 부과가 어렵다는 담당자의 답글만 달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법률상의 한계가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무엇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보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국립공원은 가장 앞장서서 자연보전을 하는 곳이다. 그리고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법산행의 온라인 공유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어야 한다.
김계은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