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우리 집엔 에코백이 많이 있다. 집을 나설 때면 나도 모르게 에코백을 들고 나간다. 처음부터 에코백을 선호했던 건 아니었다. 가죽공예가인 나이기에 이왕이면 가죽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고, 또 장을 보러 갈 땐 간편한 비닐팩을 즐겨 사용하였다. 비닐팩이 환경에 안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하였으나 상인이 담아주는 봉투는 편리하고 익숙하기도 하여 별생각 없이 사용하였다.
그러나 문득 비닐팩을 사용할 때마다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예쁜 쓰레기(장난감, 캐릭터 굿즈 등)를 버리지 말아라, 일회용품을 줄여라, 환경을 생각해“ 말하며 나의 손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다른 한 손엔 비닐백을 즐겨 드니 말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서 에코백을 구입했다. ”그래 난 환경을 생각하는 멋진 어른이야“ 라며 나를 세뇌하며 사람들에게 에코백을 많이 쓰라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번 인하대학교 환경작가 에코라이터를 들으며 자료를 찾다가 ‘2021년 친환경 제품의 어두운 이면‘ 이란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에코백이 친환경 제품이 아닌 환경오염의 또 다른 주범이 되고 있다는 글이었다. 충격적이다. 일회용을 줄이는 취지에서 에코백을 쓰고 있는데, 영국환경청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가방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제품을 131번 사용해야 하며, 에코백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 비용이 많이 들고 원재료인 목화의 재배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와 토지, 비료, 살충제가 들어가는 데다가 너무 많은 생산으로 다시 버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적혀 있었다.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다. 내가 불합리한 소비를 하였구나! 남들 이야기만 듣고, 또 광고에 적혀 있는 것을 그대로 믿고……
불안한 마음에 집에서 환경을 생각한다며 사용하는 제품들을 하나씩 찾아보았다. 얼마 전 도시재생에서 받아 사용하는 친환경 수세미. 받을 땐 너무 좋았다. 그런데 옆에 있던 동아리 회원들이 그거 버리란다. 설거지하다 보면 다 씻기도 전에 수세미를 버려야 한다며… 나도 사용해 보았다. 역시 그렇다. 음 환경을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몇 번은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국은 오래전부터 폐기물 배출을 철저히 규제하는 국가이다. 오래 전부터 재활용을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친환경이라는 이름에는 너무 관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친환경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마땅하다. 플라스틱과 여러 환경 쓰레기들을 기업에서 만들고 또 그 기업에서 친환경이란 이름으로 다시 새로운 상품을 생산한다.
환경이 중요시되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대중은 가치 소비를 지향하며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며 물건을 소비하려 노력한다. 이를 악용하여 친환경 이미지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보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린워싱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린워싱이란 ’그린‘(Green)과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기업의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친환경적인 특성을 허위, 과장해 상품을 광고하거나 홍보하고 포장하는 등의 행위를 말한다. 친환경이 아니면서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위장해 마케팅하는 기업들의 홍보 또한 여기에 포함된다. 용기가 재활용된다고 써 놓고 그 앞에 Green을 적어놓고 페인트를 넣는 업체들이 그렇다.
우리가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한다면 내가 작은 광고 문구나 보이는 디자인에 현혹되지 말고 현명한 소비를 함으로써 조금씩 바꾸어 나간다면 미래엔 이런 고민이 줄지 않을까 한다. 맑은 물과 자연이 우리 곁에 있을 때 소중함을 알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현명한 어른이 되고자 우리가 조금씩 노력해 보면 어떨까!
그린워싱에 속지 말고, 쓸데없이 많은 에코백을 사서 들지 않기로 하자.
양명옥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