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7(금)
[글로벌에픽 이윤정 객원기자]
본 기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고, 국가환경교육센터, 인하대 문화예술교육원, 글로벌에픽이 공동으로 주관한 ‘2022 환경작가 리더양성 교육과정’에서 나온 시민 환경작가의 기사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양말 인형을 선물 받았었다. 귀엽고 예쁜 인형이라, 내심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도 마찬가지다. 중고등학교 동아리에서 학생들과 양말 인형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이 모아주신 검정 양말, 구멍 난 양말 등등 온갖 버려진 양말들을 활용해 다양한 인형 만들기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한 것은 단지 재미가 아닌 버린 물건을 재생시키는 일의 보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늘 고민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 아니었는지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팬데믹 이후 내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버려진 마스크들이다. 마스크 줄에 걸려 죽은 새의 사진을 보고 마스크 줄을 재생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안했지만 설득력이 없었다. 계속 되는 실패와 고민 속에서 그것이 나 한 사람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허탈하고 절박한 마음에 기사들을 찾아봤다. 다행히 이와 관련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내가 사는 인천시의 학교 교육에서 환경 교육의 확대가 기대된다. 인천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가 2021년 실행한 설문에 의하면 학생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교원이나 학무모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학생들의 소양을 키워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에서는 인천형 생태시민교육과정, 생태환경 시범실천학교, 학교숲·텃밭 조성 및 생태환경교육, 생태 치유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다.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은 “지구의 미래가 없으면 인류의 미래도 없다는 절박함을 인식하고 생태적 전환을 실천하는 생태시민을 양성할 수 있도록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천의 생태자원을 활용한 인천형 생태환경교육을 강화하겠다”면서 향후 지원을 밝혔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인천뿐만이 아니다. 성남시에서는 그물망을 활용해서 재활용 물건을 모으고 있다. 속이 훤히 다 보이니, 재활용품 사이에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없을 테고, 재활용 분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한 중고등학교에서는 환경문제에 대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축제 때 모둠별로 재활용품으로 만든 창작물을 발표하고, 이에 따른 아이디어 구매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창작물을 판매해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바자회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보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보였다. 독일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는 분리수거함에 전광판을 설치했다. 각 분리수거함에 맞는 재활용품을 버릴 때마다 점수가 표시되는 것이다. 게임을 활용해서 참여의 재미를 높인 것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찾다 보니, 내가 진행하는 수업으로 생각이 모아졌다. 나 또한 디자인 수업 시간에 재활용을 위한 리사이클링 수업을 진행하지만, 이 또한 쓰레기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또 다른 쓰레기를 만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애초의 고민. 이 고민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는 것은 미국 교육학자의 휴 멕케이의 말이었다. 그는 청소년은 유연한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환경을 고려한 소비에 대한 학습은 단순한 인지의 과정을 넘어서 미래세대의 주역인 학생들의 친환경적인 사고를 배양하는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 즉, 내가 하는 이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환경과 연계되는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것의 문제점을 찾고 실천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거웠던 마음의 짐이 조금은 덜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 혼자만으로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의 수업이 더 많은 실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 또 많은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지구를 구하는 생태전환교육 전략 5’는 ‘배우고, 느끼고, 행하고, 나누고, 말하고’다. 아마도 내게 더 필요한 것일 테다. 내가 배우고 느낀 것들을 더 많이 말하고, 서로 나누고 실천하면서 모두가 함께할 수업을 상상해본다.
[환경부×시민기자단]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교육


이윤정 글로벌에픽 객원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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