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한국어 교육 인기는 주로 아시아권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한국어 인기가 일본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인기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프랑스 내 한국어반이 개설된 내 초·중·고교는 2018년 17개에서 지난해 60개로 3.5배, 한국어반 학생 수는 같은 기간 631명에서 1,800명으로 2.9배 늘었다.
이중 정규 수업으로 채택한 학교는 15개교에서 25개교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정규 수업을 받는 학생 수는 551명에서 848명이 됐다.
윤강우 주프랑스 한국어교육원장은 "일본어 선택 학교가 70개 정도인데, 한국어가 일본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프랑스 공립고교인 클로드 모네고 역시 '한국어'를 정규 수업으로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수업은 매주 한 번 열린다. 수업에는 이 학교 소속 학생뿐 아니라 파리 시내에 있는 10여개 고교에서 한국어를 선택한 학생들이 참여한다.
한국어반 학생은 1학년 14명, 2학년 16명, 3학년 17명 등 총 47명이나 된다.
클로드 모네고 한국인 교사 조윤정 씨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한국어 위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학생들은 한류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게 된 경우가 많다"고 했다.
프랑스와 다른 문법이나 문화 때문에 어렵지만 오히려 이 점이 흥미로운 요소라고 한다.
이 학교 3학년 학생인 리자 타르(18)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K팝, K팝 댄스에 관심이 있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한국에 간 적 있었는데 식사를 차려서 모두가 나눠 먹는 문화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클로드 모네고 졸업생으로 파리 시테대 한국학과에 재학 중인 이만 엔고보(21)는 "존댓말이 가장 어렵지만 한국인들과 실제로 얘기하면서 한국어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은 프랑스 내 한국어 교육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프랑스 초·중학교의 한국어 아틀리에 수업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한국문화 이해도를 높이면 한국어에도 관심이 커져 정규 수업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프랑스 내 한국어 교육이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한국어 정규 교원을 양성하는 것이 필수'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프랑스 내 정규 교원 임용 시험에는 한국어 과목이 없다. 대부분의 한국어 교사는 시간 강사로 근무하면서 생계 등을 위해 학교 밖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향후 한국으로 유학하거나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강우 원장은 "고등교육 면에서 한국어가 인기가 많은데 여기서 한국과 관련된 취업 자리는 많지 않다"며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의 진로를 어떻게 안내해 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