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38개 대기업 그룹이 올해 채권은행의 재무안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이 2조 7,717억원 이상이며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1조 2,094억원 이상인 38개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주채무계열 관리제도는 주채권은행이 주요 대기업그룹의 재무구조를 매년 평가하고, 재무상태가 악화한 그룹은 별도 약정을 맺어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제도다.
은행업감독규정은 총차입금이 재작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고 전년 말 은행권 신용공여잔액이 전전년말 전체 은행권 기업 신용공여잔액 대비 0.075%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명단에 오른 그룹 가운데 현대차, SK, 롯데, 삼성, LG 순으로 총차입금이 많았다. 또 이랜드, 카카오, 태영, 현대백화점, 한온시스템, DN, LX 등 7개 계열이 올해 명단에 신규 편입됐다.
이 가운데 LX는 LG계열에서 친족 분리돼 독립된 기업집단을 형성하며 주채무계열에 편입됐다. 카카오, 현대백화점, DN은 인수·합병(M&A) 등 투자 확대를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주채무계열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동국제강은 영업흑자에 따른 차입금 상환 등으로 총차입금 선정기준에 미달해 제외됐다.
올해 주채무계열 38곳의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신용공여액은 322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주채무계열 32곳보다 16.4% 증가한 45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차입금은 609조 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6% 늘어난 63조 4,000억원을 나타냈다.
주채권은행은 해당 주채무계열을 대상으로 재무구조를 평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정성평가 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수출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추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위험 등 잠재 리스크를 반영하는 등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재무구조평가 결과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열은 주채권은행과 약정을 맺는다.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은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해 관리 대상으로 삼는다.
주채권은행은 약정 체결 계열의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대기업그룹의 신용위험을 관리할 예정이다.
박현 글로벌에픽 기자 neoforum@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