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일)
상간녀위자료소송 이혼과 별개로 진행 가능
자신의 집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동료 여직원을 내연 관계가 들킬까 봐 제때 구호하지 않았다가 사망케한 전직 국토연구원 부원장에게 살인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8월 자신이 거주하는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은 후배 직원 B씨를 약 7시간가량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3년께부터 피해자와 내연 관계였다. 피해자가 2018년 9월부터 약 1년간 A씨가 혼자 사는 집에 총 58회에 걸쳐 출입하는 등 업무상 밀접한 관계는 물론, 사적인 관계에서도 내연관계를 유지해왔다

배우자의 불륜은 대표적인 이혼 사유 중 하나다. 과거에는 유부남·유부녀가 불륜을 저지르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었으나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형사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민법상으로 여전히 불륜은 명백한 이혼 사유임과 동시에 부정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뒤따른다. 즉, 외도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상간녀 위자료 소송이 그것이다.

민법 제840조 1호에 해당하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명백한 이혼의 전제조건인 유책 사유로 함께 결혼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혼을 진행하지 않고 외도 관련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면 위자료 청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이때 진행 가능한 상간녀, 상간 남 위자료 청구소송은 이혼소송과는 별개로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가능하다.

관건은 배우자와 상간녀가 불륜 관계를 입증하는 증거 수집이다. 상간녀나 상간남이 유책 배우자와 만나는 동안에 상대가 결혼했다는 걸 알고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을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연인으로 보이는 대화 내용이나 사진,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인 입증이 가능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 불법적으로 모은 자료들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으며 소송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몰래 도청을 하거나 불법 흥신소에 의뢰하는 등의 행위는 법정에서 증거로서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상간자에 대한 폭력이나 폭언 등 분노로 인한 감정적인 대처 역시 되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이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상간녀 위자료 소송은 똑같은 사안이라 해도 어떻게 증거를 모아서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때문에 당장의 분노 해소보다는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위자료를 받아내는 실리적 부분에 중점을 두고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 혼자 스스로 증거를 마련해 배우자와 상간녀의 외도를 입증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관련 사건 경험이 풍부한 이혼전문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 오현 양제민 이혼전문변호사

황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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