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존 금융회사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인가 추진 등 은행 산업을 '공정 경합 시장'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은행지주회장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김 금융위원장은 이날 "이번 TF작업의 핵심은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경쟁 도입"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경제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전하기 위한 변화 노력은 부족하다는 국민의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우선, 다각적인 면에서 경쟁 촉진을 지속하기 위해 무엇보다 영업과 상품내용에 대해 시장에 충실한 정보를 제공토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시장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신용 대출외에 주담대로 대환대출을 허용함으로써 대출 시장의 경쟁을 촉진한다.
이어 진입 확대를 통해 경쟁촉진을 추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한다.
당국은 이를 통해 30여년 만에 시중은행 시장에 신규 진입이 일어나고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함으로써 기존의 경쟁구도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면,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한다.
이 중 인터넷전문은행은 경쟁촉진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되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역사가 일천하고 외국에서도 성과가 혼재돼 있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 및 장·단점을 인가심사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기로 했다.
아울러, 은행업무 중 특정분야에 전문화하고자 하는 진입 수요가 있고 안정적이고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이 제시된다면 탄력적인 인가 심사를 통해 진입을 적극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저축은행의 인수·합병을 활성화해 예금과 대출 시장의 경쟁을 제고하고, 금융과 IT간의 협업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금융지주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업무범위나 계열사간 데이터 활용, 업무위탁, 비금융회사 소유 등에 대해 제약이 있었던 만큼, 금융지주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지주회사 제도 개선, 디지털경제로의 전환, 금융혁신 노력, 은행업 경쟁촉진 방안 등이 조화롭게 추진되면 우리 금융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지주 회장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개선방안이 그간 누적돼 온 비판과 질책에 대응해 은행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의미가 있다"면서 "과감한 혁신과 경쟁 없이는 중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비장한 각오로 개선과제 이행에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과제별 세부계획에 따라 신속히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