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 최고 군사 교육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현지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군사 대학에서 전문교육을 받을 기회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 국빈 방문 시 시진핑 주석과 회담에서 자신이 지난 1967년 중국 현지에서 받았던 군사훈련을 회고했다. 이후 아페웨르키 대통령은 에리트레아의 30년 독립운동을 이끌었으며, 1993년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했다.
이처럼 아페웨르키를 포함해 10여명의 전현직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인민해방군 육군지휘대학 같은 중국 군사 대학 출신이다. 이 중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은 2017년 11월 군사쿠데타를 통해 짐바브웨를 37년간 통치한 로버트 무가베를 몰아내고 권좌에 앉았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지난달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육군지휘대학의 아프리카 동문 중에는 10명의 군 최고 사령관, 8명의 국방장관과 콩고민주공화국·탄자니아·기니비사우의 전 대통령이 있다.
또 인민해방군 국방대학에는 연간 수백명의 아프리카 장교들이 입학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을 약 20년간 통치한 조셉 카빌라 전 대통령 등이 동문이며, 에티오피아는 2015년부터 장성 진급을 앞둔 고위 장교들을 이 대학 대학원 과정에 입학시키고 있다.
USIP 보고서는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자국 군사학교 학생 모집 캠페인을 벌이면서 코로나19 이전까지 중국 군사학교에 입학한 아프리카 장교는 수천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국방대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의 폴 난툴랴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 중국이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통해 아프리카에 3년마다 약 10만명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고, 이 중 6%인 약 6,000명이 군사 교육 대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이 서방 국가들보다 많은 장학금을 제공하고, 자국 장교들의 중국 군사학교 입학 시 받는 심사도 서방 학교보다 덜 까다로운 데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난툴랴 연구원은 중국이 ‘소프트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장교들을 자국 땅으로 초대해 훈련과 견학을 시키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신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중국은 서방 정부들이 수년 전 그랬듯, 군사훈련 제공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이득이 된다고 결론 내렸다”며 “중국으로부터 훈련받은 아프리카 군 인사들이 늘어날수록 현지에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경향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 글로벌에픽 기자 neoforum@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