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첫날부터 연쇄 양자 회담을 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오후 4시까지 불과 6시간 동안 6개국 정상들을 만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공식 회담은 한 번에 20분가량 진행됐다.
첫 회담국은 스리랑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열어 부산엑스포를 지지 등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한국의 개발 협력 중점 협력국인 스리랑카와 개발 협력, 노동, 기후변화 대응, 교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목표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한·스리랑카 중앙직업훈련원' 같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협력 사업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은 "한국에서 훈련받고 온 스리랑카인들이 고숙련 고급 노동 인력으로 고국에서 일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과 '교역·투자 협력 협정'을 추진해 더욱 활발한 양국 간 교역과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현재 협의 중인 '한·스리랑카 기후변화 협력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산마리노의 알레산드로 스카라노·아델레 톤니니 집정관과 2000년 수교 이래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산마리노는 이탈리아 내륙 국가로 인구가 3만3천여 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으로서 엑스포 개최지에 대한 투표권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가진 산마리노와의 관광협력 양해각서(MOU)가 조속히 체결돼 관광 분야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두 집정관은 "앞으로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 등 양국 간 경제협력에 필요한 법적 틀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에바리스트 은다이시몌 부룬디 대통령과 1991년 수교 이래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아프리카 대륙 전체와의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특히 내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대한 은다이시몌 대통령의 관심과 참석을 요청했다.
이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체코는 1990년 수교 이래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수소경제 발전과 고속철도 건설 등 체코가 역점 추진 중인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해나가자"고 언급했다.
파벨 대통령은 "에너지, 자동차, 고속철도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확대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체코는 리튬 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한국과 배터리 생산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에도 협력해나가자"며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활동을 적극 지지할 것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한일관계를 정상화한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만나 "양국이 2011년부터 매년 녹색성장 동맹회의를 개최하고, 그동안 녹색 전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왔다"고 평가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 연장선에서 "앞으로 해상 풍력, 친환경 선박, 지속가능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녹색 협력을 더 확대해나가자"며 "녹색성장 동맹을 더 발전시켜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러 정상의 악수 장면이 유럽에서도 깊은 우려를 자아냈다"며 한반도와 역내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야코프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과 2006년 양국 수교 이래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양국 교역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몬테네그로로부터의 동광 수입이 전년 대비 10배 증가하는 등 양국 간 경제교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밀라토비치 대통령은 "에너지 분야 협력에 특히 관심이 크며, 에너지원 다변화 등 관련 한국의 유수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