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고물가 속 올해 2분기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실제 쓸 수 있는 돈)이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537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5% 감소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도 343만원으로 16.2%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 소득에서 이자 비용과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뺀 소득으로 가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뜻한다.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처분가능소득에서 물가 상승 영향을 뺀 수치다.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 감소 폭은 임금근로자 가구보다 훨씬 컸다.
2분기 상용근로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43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6% 오히려 늘었다. 다만 임시근로자(243만원)는 6.6%, 일용근로자(252만원)는 12.5% 각각 줄었다.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 감소 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 감소율은 지난해 3분기 1.8%, 4분기 8.2%, 올해 1분기 10.0%, 2분기 19.5% 등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구의 감소 폭도 지난해 3분기 2.6%에서 올해 2분기 16.2%로 커졌다.
자영업자 가구가 쓸 수 있는 돈이 계속 줄어드는 것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과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가구가 지난 2분기에 지출한 이자 비용은 월평균 41만7천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0.0%나 급증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의 2분기 이자 비용 부담액도 31만3천원으로 35.4% 늘었다.
이는 신용·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부담한 가계대출 이자 비용만 계산한 것이어서 사업용도 대출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엔데믹(경제활동 재개)으로 소득이 많이 늘어난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지난해 2분기 실질 처분가능소득이 대폭 늘었던 것도 올해 2분기 소득 감소 폭을 키운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2분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36.7% 늘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구는 28.8% 증가했다.
김회재 의원은 "고금리·경기침체가 닥쳐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가구의 어려움이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민생·경제 재정투자를 위기 극복의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기자 epic@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