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공식 오찬에 이례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인 3명을 동석시켜 투자 협력 논의를 이어가 주목을 받았다. 오찬에 참석한 기업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국 정상 회담에는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배석하지 않았지만, 오찬에는 3명 정도가 배석했다"며 "관례상 이런 경우도 좀처럼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 측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의 총수가 참석해서 해당 장관들, 그리고 사우디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들과 직접 대화하고 싶었던 모양"이라며 "그래서 서로 옆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으면서도 실질적 대화를 진행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찬에 참석한 기업인은 '네옴시티'를 포함한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순방의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했다.
대통령실과 부처 공무원뿐 아니라 기업인들까지 이날 오찬에 참석함으로써 양국 간 투자 협력 수준을 높이고 속도를 붙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오찬 동안 수행하는 참석자들은 각기 담당 전문 분야별로 함께 모여 앉아 업무 협력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방위 산업은 사우디와 협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방산 협력 프로그램을 (사우디와)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의 우수한 방산 기술이 적용된 무기 체계가 사우디 국방 역량 강화에 도움되도록 협력하고, 이는 우리 방산 수출 성과를 확대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차장은 지난해 우리 방산 수출이 사상 최대규모인 173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유럽·중동·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우리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중동 순방을 촉매제로 방산 수출시장 외연을 확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을 추진하는 무기 체계와 예상되는 계약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한 고위 관계자는 "모든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함께 신경 써야 할 위기 상황임은 분명하다"며 "대한민국은 우선 기존의 국제 법규와 법령을 최대한 강조하고 촉구하는 가운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인도적 현안에서부터 지원과 기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