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 상태에서 발생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왔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는 원칙을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근본 원칙은 민간인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7일 시작된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과 납치, 미사일 공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슬픔이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공격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집단으로 처벌받아서도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주간 가자지구로의 포격으로 유엔 직원이 35명 이상 사망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가자지구 포격으로 민간인 사망자와 거주지 파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가자지구로의 제한 없는 구호물품 반입을 호소했다.
이스라엘 측은 구테흐스 사무총장 발언에 대해 테러와 살인 행위를 이해한다는 발언이라며 "충격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구테흐스 총장의 '하마스 공격은 진공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발언에 크게 반발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구테흐스 총장 발언을 두고 "충격적"이라고 반발하며, "'하마스 공격은 진공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라는 그의 발언은 테러주의와 살인을 이해한다는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홀로코스트 이후 만들어진 조직(유엔)의 수장이 그런 끔찍한 견해를 가진 것에 진심으로 통탄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에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하마스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조목조목 소개하며 "사무총장은 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가?"라고 비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