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주간 가자지구에서 숨진 어린이 수가 적어도 3천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분쟁지역에서 발생한 연간 어린이 사망자 수를 넘은 수준이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에서 지금까지 적어도 3천25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에서만 발생한 어린이 희생자가 3천195명에 달했다면서 이는 적어도 지난 3년간 전 세계 20여개국의 분쟁지역에서 나온 연간 어린이 희생자 수보다도 많은 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가자지구에서 붕괴한 건물 등에 매몰된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 실종자가 1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어린이 부상자도 6천360명에 달해 가자지구 내 어린이 희생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봉쇄로 연료와 의약품 등의 공급이 끊기면서 가자지구 내 병원 가운데 3분의 1의 운영이 중단된 상태하는 점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위험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도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물자 전달이 어떤 식으로든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카림 칸 ICC 검사는 이날 가자지구로 통하는 이집트 라파 국경을 방문해 SNS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전했다.
칸 검사는 민간인에게는 국제인도법에 따른 권리가 존재한다면서 "이러한 권리가 축소되는 경우 로마규정에 따라 형사적 책임까지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누가 저질렀든,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또는 팔레스타인 영토로부터 저질러졌든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저지른 어떤 범죄에 대해서든 조사하고 있다"면서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격이 급증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주간 이스라엘서는 어린이 29명이 숨지고 74명이 부상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33명의 어린이가 숨지고 180명의 어린이가 부상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역에서 발생한 희생자 가운데 어린이 비율이 40%를 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전체와 이스라엘 전역에서도 전체의 3분의 1 정도가 어린이 희생자였다고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스라엘군(IDF)이 지상 작전을 확대하면 더 많은 어린이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면서, 국제사회도 나서서 노력을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