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극단 인간극장은 연극 ‘뭐? 이승엽이 치바에 왔다고!?’를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신촌 극장 PLOT에서 공연한다.
‘뭐? 이승엽이 치바에 왔다고!?’는 2023년 극단 인간극장의 새로운 창작 작품이다. ‘일본말로 ‘かぞく’는 뭐라고 읽냐?‘, ’가조쿠(家族)‘ 등을 통해 이방인과 정체성의 질문을 던져왔던 극단 인간극장은 ‘뭐? 이승엽이 치바에 왔다고!?’를 통해서 재일조선인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변주하여 작품에 녹아내고 있다.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이라는 실제 사건에 영감을 얻어 완성한 이 작품은 극 사실주의와 허구의 사이 속, 경계에서 관객들을 마주하려고 한다.
주인공 카네다 타이시는 재일교포 3세로, 일본 프로야구 구단 지바롯데마린스의 팀 매니저다. 재일조선인 출신으로 조선국적자인 카네다는 출신에 상관없이 ‘던지고, 치고, 달리는’ 야구라는 스포츠에 매료되어 프로야구선수라는 꿈을 갖게 된다. 하지만 카네다는 실력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재일조선인이라 손가락질 받는 일본사회의 중압감에 눌려, 결국에 야구를 포기하게 된다. 이후, 카네다는 구단 직원으로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되는데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도 하기 전, ‘아시아의 타자’라 불리는 이승엽이라는 선수가 일본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하게 된다. 리그 꼴지만 전전하는 구단에서, 과연 한국인 타자가 어떤 결과를 내줄지는 구단 직원들에게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그 사이에서 카네다는 고민하게 된다.
작품을 맡은 마은우 연출은 “‘나는 누구인가?’ 프로이트가 ‘자아’에 대해 정의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류는 이에 대한 고민을 끝도 없이 해왔던 것 같다. 국가, 인종, 종교, 성별, 지역, 학벌 등 범주를 나누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결코 끝이 없어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MBTI’에 대한 관심 역시 ‘나’를 찾고자 함과 동시에 어떤 범주에 속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가 반영된 일종의 ‘놀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뭐? 이승엽이 치바에 온다고?!’는 우리 사회의 경계에 놓여있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재일조선인 ‘카네다’란 인물을 통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중간지점에 머물러야 하는 경계인의 고뇌를 집중 조명한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보다 다른 이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한 고민이 더 짙어졌다. 이러한 현 시점에서 본인의 존재와 가치, 타인으로부터의 시선과 억압 속에서 카네다의 고민은 어쩌면 인간의 매우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물음이 아닐까? 그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고 어디로도 향할 수 없는 한 인간의 깊은 고민을 통해, 우리의 삶을 반추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2015년부터 시작된 극단 인간극장은, 인간다움(Humanitas)에 대한 고민을 연극적으로, 극장(The-ater)에서 구현해내는 것을 지켜보고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연극적인 고민과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 집단으로, 순수창작과 대중성을 기반으로, 동시대적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연극을 지향한다.
[사진 제공 = 극단 인간극장]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