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아르헨티나에서 '괴짜' 극우파 정치인이 하비에르 밀레이(53·자유전진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여러 정책과 언행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것과 닮아서, 현지에서는 밀레이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도 불린다,
밀레이 후보는 19일(현지시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가 91.81% 진행된 가운데 55.86% 득표율로, 44.13%의 표를 얻은 좌파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1)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했다.
그는 지난달 본선 투표에선 29.99%의 득표율로 마사 후보(36.78%)에 밀렸지만, 1. 2위 후보 맞대결로 치러진 이날 결선투표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마사 후보는 자신의 패배를 승복하며 "밀레이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밀레이 당선인은 기성정치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등에 업고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로, 2021년부터 하원 의원을 지내고는 있지만, 정치적 존재감은 거의 없던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다 지난 8월 대권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예비선거(PASO·파소)에서 중도우파 연합 파트리시아 불리치(676) 전 치안장관과 마사 후보를 누르고 깜짝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여러 차례 연설에서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정의한 그는 지난 수십 년간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한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여당 계열)를 비롯해 중도우파의 '마크리스모'(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운동)에 대한 심판론을 강조해 왔다.
연 평균 인플레이션 140%대의 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아르헨티나에 대해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허용 등 다소 과격한 공약을 내세우며 "새 판을 짜자"는 전략으로 지지층을 결집했다.
그는 또 현재 18개인 정부 부처를 최대 8개로 줄이는 안과, 장기 매매 합법화도 지지하고 있다.
밀레이 당선인은 중국·브라질과 거리를 두고 미국과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천명했다.
밀레이 당선자는 내달 10일 임기 4년의 대통령에 취임한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