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인 송영길(60) 전 민주당 대표의 구속 심사가 이르면 18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법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진행한다.
검찰과 송 전 대표 측은 범죄 혐의 소명 여부와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필요성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유 부장판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인물이다. 변호인으로는 송 전 대표의 친형 송영천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송 전 대표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박용수 전 보좌관과 공모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국회의원 교부용 돈봉투 20개를 포함해 총 6650만원을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위해 스폰서로 지목된 기업가 김모씨, 무소속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송 전 대표가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원, 10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 소장 등과 공모해 7명으로부터 2년간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중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받은 4000만원은 소각처리시설 인허가 로비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심사에서 이 사건을 '정당민주주의와 선거의 불가 매수성(돈으로 매매할 수 없는 성질)을 침해하는 대규모의 금권선거이자 공익법인을 외곽조직으로 변질시켜 불법 정치자금 창고로 활용한 정경유착 범행'으로 규정하며 혐의의 중대성을 부각할 예정이다.
또 송 전 대표가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하기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해 수사 상황을 파악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큰 만큼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할 전망이다.
반면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살포 내용을 알지 못했고, 기업인들이 먹사연에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낸 것뿐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양측이 낸 기록과 법정에서 내놓은 주장을 충분히 검토한 뒤 이날 밤늦게 또는 19일 새벽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