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이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3.1%) 이후 최저치 기록이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의 향후 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난해 7월 4.7%까지 치솟았다 점차 하락해 올해 7월 3.3%, 10월 3.4% 등의 수준을 이어왔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석유류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농산물,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등의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공공요금 인상도 잠재 변수"라며 "앞으로 계속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전월보다 2.3p 올랐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9에서 107로 크게 하락했는데,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지수가 급락한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하락 전망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p 하락한 93을 기록했다. 1년 뒤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상승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대출 규제 강화 전망과 고금리 지속 등에 영향을 받아 전국 주택 매매 가격 상승 폭이 두 달 연속 둔화하고 거래량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