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6(토)
사진=송준규 변호사
사진=송준규 변호사
지난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마약’을 놓칠 수 없다. 중고등학생을 겨냥해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유포한 사건을 비롯해 마약류를 투약한 사람들이 저지른 각종 범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마약류가 얼마나 많이 침투해 있는지 체감할 수 있는 여러 사건이 벌어지며 대중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실제 마약류 범죄가 크게 증가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10월까지 적발된 마약사범은 2만 2393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7200명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해에도 마약류 범죄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국은 마약류 범죄의 근절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 살인 등 특정 강력 범죄나 성폭력 범죄에 한정되었던 중대 범죄자 신상 공개 대상이 확대되었다. 앞으로는 마약 범죄에 연루된 경우에도 신상 공개를 할 수 있다. 필요시 얼굴을 강제로 촬영할 수도 있으며 아직 피고인 신분이라 하더라도 요건을 갖출 경우, 법원의 결정에 따라 신상을 공개하게 된다. 마약류 사건의 중대함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마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려할 경우, 공연히 무고한 주변 사람들까지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시도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은 36% 수준이며 한 번 마약을 투약하여 실형을 선고받았던 사람이 다시 마약류 범죄를 저질러 3년 내에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도 50%가 넘어간다. 다른 범죄에 비하면 마약류 범죄의 재범률이 1.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대상자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치료비의 70%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마약사범 재활 전담 교정 시설이 총 4개로 이전보다 늘어나게 되었다. 향후 마약류 중독자 치료에 필요한 치료보호기관도 증설할 예정이다.

경찰 출신의 법무법인YK 송준규 변호사는 “마약사범은 분명 법을 어긴 범죄자이기는 하지만 이들을 처벌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면 반복되는 마약 범죄를 근절할 수 없다. 마약전문변호사 등이 재범 방지를 위한 교육이나 재활 등을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변호사는 “마약류 범죄에 연루되어 처벌을 받을 위기에서 처벌 수위를 낮추고자 재활, 치료 등을 알아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단순히 처벌을 모면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말고 삶 전체를 정상적인 궤도로 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법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구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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