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74억1천만달러(9조8천553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5월 이후 8개월째 흑자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354억9천만달러)는 2022년(258억3천만달러)보다 37.4% 증가했다. 이는 한은의 전망치(300억달러)를 50억달러 웃도는 수치다.
작년 1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80억4천만달러)가 4월 이후 9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11월(68억8천만달러)과 비교해 흑자 폭이 확대됐다.
수출(590억달러)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5.8% 증가했다. 이는 3개월째 증가세다.
특히 품목 중에서는 승용차(+19.2%)·반도체(+19.1%) 등이 많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미국(+20.7%), 동남아(+15.4%)로의 수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509억7천만달러)은 9.3% 감소했다. 특히 에너지 수입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전년 같은 달보다 14.0%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화학공업제품, 원유 수입액 감소율은 각 30.6%, 30.4%, 17.0%, 4.7%다.
반도체 제조장비(-24.4%)·반도체(-7.7%) 등 자본재 수입도 7.9% 줄었고, 곡물(-17.9%)·승용차(-3.1%) 등 소비재 수입 역시 5.8%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도 25억4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1월(-22억1천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커졌다.
세부적으로는 일본인 방한 관광객 감소로 여행수지 적자(-13억4천만달러)가 11월(-12억8천만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지적재산권수지의 경우 한 달 사이 2억4천만달러 흑자에서 2억5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대로 11월에 1억2천만달러 적자였던 본원소득수지는 한 달 만에 24억6천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늘고 전월의 분기 배당 지급 효과가 사라져 배당소득수지가 22억5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2월 중 56억8천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58억3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14억1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0억4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28억3천만달러 각각 주식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