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해말 카카오만의 영어 이름 사용 문화를 원점에서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한 터라 카카오게임즈의 결정이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ICT업계에 따르면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신임 대표는 지난 18일 타운홀 미팅에서 사내에선 영어 이름으로, 사외에선 한글 이름으로 소통하면서 혼선이 있는 점을 언급하며 영어 이름 대신 한글 실명에 '님'을 붙이는 방식을 이달 중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수평 문화 정착을 위해 오랫동안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자), '시나'(정신아 카카오 대표), '마이클'(한 대표) 등 영어 이름으로 소통해왔다.
그러나 외부 개발사 등과 소통이 잦은 카카오게임즈 등 일부 계열사와 관계사 직원들은 이중 호칭 사용에 따라 담당자를 헷갈려 하는 등 종종 혼선이 발생했다.
앞서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1일 직원 간담회 '브라이언톡'에서 카카오 기업 문화와 관련해, "현재와 미래에 걸맞은 우리만의 문화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영어 이름 사용, 정보 공유와 수평 문화 등까지 원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한 대표는 카카오게임즈 규모에 비해 팀이 너무 많은 점을 지적하고 팀장 직급을 없애 팀원이 실장급과 바로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각종 프로젝트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프로젝트형 조직으로 변신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직원 480여명 중 110여명이 팀장이어서 조직이 방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대표는 직급을 간소화하는 대신 팀원이 승진하지 않더라도 성과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그로스 스테이지(Growth Stage)'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그로스 스테이지는 팀원의 보상 체계를 8~9개 성장 단계로 나눈 뒤 각자 단계 등락에 따라 보상 규모가 차별화되는 구조다. 단계가 올라가면 일정 정도 연봉 상승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스테이지 기준의 명확성이 요구되는 방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