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1(토)

'혐의자·죄명 빼라' 요구, 기록 회수 관여 혐의…두 번째 조사

조사하기 위해 공수처 향하는 유재은 법무관리관
조사하기 위해 공수처 향하는 유재은 법무관리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사흘 만에 재소환했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 26일 유 관리관을 불러 14시간 가까이 조사했으나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보고 주말 이후 곧바로 재소환한 것이다.

유 관리관은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오늘도 성실히 답변할 예정입니다"라고만 짧게 말했다.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게 맞느냐', '기록 회수 당시 누구 지시로 경북경찰청과 통화했느냐'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공수처는 유 관리관이 회수 당일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유 관리관을 상대로 이 비서관과 어떤 내용을 상의했는지, 누구의 지시로 경찰과 기록 회수를 협의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이날 2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 관리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주요 피의자 가운데 공수처 소환 조사를 받은 인물은 주호주 대사 임명 후 4시간가량 1차 약식 조사를 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하면 유 관리관이 처음이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을 조사한 뒤 박경훈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 전 장관 등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면서 해병대 사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lss@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2,404.15 ▼31.78
코스닥 668.31 ▼16.05
코스피200 318.33 ▼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