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화제를 모으는 이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불륜을 간통죄로 형사처벌 해왔기 때문에 불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강하다.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불륜이 비범죄화 되기는 했지만 부정행위는 엄연히 민법상 법적 의무를 저버리는 불법행위로, 이러한 행위를 한 사람은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상간녀소송은 배우자와 함께 공동불법행위를 저지른 상간녀를 대상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이다.
배우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는 이혼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혼을 하지 않으면서 배우자에게 위자료만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간녀소송은 이혼 여부와 관계 없이 진행할 수 있으므로 이혼 소송과 동시에 상간녀소송을 하든, 아니면 이혼을 하지 않고 가정을 유지하면서 상간녀소송을 하든 상관이 없다. 다만 위자료 액수는 정신적 피해가 크면 클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한 결과를 낳을지 신중하게 생각하여 결정해야 한다. 통상 이혼을 하며 상간녀소송을 진행하는 경우의 위자료가 가정을 유지하면서 상간녀소송을 진행하는 경우에 비해 더 높은 액수로 정해진다.
그런데 간혹 다른 사유로 합의이혼을 한 후, 뒤늦게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설령 이혼 당시에는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다면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부정행위가 있던 날로부터 10년 내에 상간녀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
법무법인YK 청주분사무소 신덕범 이혼전문변호사는 “합의이혼을 하면서 위자료 청구에 대한 합의를 특별히 진행한 적이 없다면 이미 이혼을 한 상태라 하더라도 전 배우자나 상간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부정행위에 대한 입증 책임은 소를 제기한 원고, 즉 배우자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상간자와 배우자가 혼인 기간 중 부정행위를 저질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불건전한 만남, 접촉을 했다는 증거만 있으면 전 배우자로부터 위자료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상간녀에게 위자료를 받으려면 부정행위를 했다는 증거 외에도 상간녀가 전 배우자의 혼인 사실을 알면서도 이러한 관계에 응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만일 전 배우자가 스스로를 미혼이라고 속여 만난 것이라면 상간녀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유부남 임을 알면서도 부적절한 관계를 시작했다거나 알게 된 이후에도 그 만남을 이어갔다는 점을 증명해야만 상간녀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