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첫 미디어아트 기획 전시 열려

[글로벌에픽 에픽라이프] 국립현대미술관은 <예측 (불)가능한 세계>를 오는 8월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청주관의 첫 미디어아트 기획 전시다. 오늘날 사회와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인공지능을 조망하고, 기술과 인간의 공생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기획됐다.

전시에서는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들을 소개한다. 작품을 통해 생태, 창작, 진화, 시스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오늘날 기술의 의미를 고찰한다. 또 인공지능과 관련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문제와 집중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 예술가들의 단상을 공유하며 ‘예측 (불)가능한 세계’를 함께 상상하기를 제안한다.

〈예측 (불)가능한 세계〉 포스터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예측 (불)가능한 세계〉 포스터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오늘날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쟁적 키워드를 작품과 연결해 제시한다. 작품들은 8개의 키워드로 제시되는데, 각 키워드는 반대 혹은 연결의 의미를 지니며 서로 연동된다.

키워드 ‘미래 예측’에서는 인공지능의 예측 기술을 중심으로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욕망과 본성에 대해 살펴본다. ‘생성’의 기능으로 창작자의 역할을 부여받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관한 시각을 다룬다.

또한 ‘진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미칠 세계, 그리고 그 속의 우리 모습을 상상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더불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오늘날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조명한다.

〈더 지지쇼〉(The Zizi Show), 2020, 디지털 앱, 가변크기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더 지지쇼〉(The Zizi Show), 2020, 디지털 앱, 가변크기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최근 화제를 불러일으킨 ‘딥페이크’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합성 기술이다. 제이크 엘위스는 딥페이크를 활용해 인공지능 기술에 관한 이해를 제공함과 동시에 그것이 담아내지 못한 존재들을 보여준다.

2019년부터 진행한 ‘지지’ 프로젝트는 드래그 퍼포먼스를 딥페이크한 작업이다. 드래그는 사회가 규정하는 성별에서 벗어나 성의 특성을 이용한 예술 행위이며, ‘드래그 퀸’은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자를 지칭한다.

인공지능은 학습 과정에서 이미지를 데이터로 치환하기 때문에 이미지가 내포하는 의미나 사회적 맥락은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다. 그래서 드래그가 가진 경계를 넘나드는 성은 인공지능에겐 하나의 이미지로 귀결되지 못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성격을 이용해, 딥페이크 생성 과정에서 탈락되는 존재들을 소개한다.

더 지지쇼(2020)›는 제이크 엘위스가 만든 디지털 앱으로, 관람객이 앱에 접속해 드래그 퀸 캐릭터와 음악을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에 따라 모습이 바뀌는 드래그 퀸은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온전하게 합성되기도 하고 픽셀처럼 분해되기도 한다. 이러한 재현과 지연의 감각 속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의 불완전성을 마주하게 된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5분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딜리버리 댄서의 구〉(Delivery Dancer’s Sphere), 2022,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5분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김아영 작가의 딜리버리 댄서의 구는 가상의 서울을 배경으로 배달하는 여성 라이더, ‘에른스트 모’의 이야기를 다룬다. 배달 라이더의 등급 중 가장 최상에 있는 ‘에른스트 모’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로를 따라 빠른 속도로 물건을 배달한다.

그러다 또 다른 가능세계에서 온 자신과 닮은 ‘엔 스톰’과 마주한다. ‘엔 스톰’을 만날 때마다 이상하게 시간은 느려진다. 이로 인해 ‘에른스트 모’는 계속해서 배달을 완수하지 못하게 된다. 괴이한 만남 안에서 둘은 서로에 대한 애증의 감정에 빠지게 된다.

작가는 두 인물을 통해 공존 불가능한 사태들과 그 속의 다면적 관계를 선보인다. 또한 이 둘의 관계는 인공지능 시대 속 인간과 기술의 만남을 비유하고 있다. 팬데믹이 창궐하던 2021~2022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달 플랫폼의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경 / 이미지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홍철기)
이번 전시는 옥외 전시 플랫폼인 ‘미디어 캔버스’에도 참여 작가의 영상 작품 5점을 상영한다. 작품들은 미술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매개가 되며 확장된 형태로 전시를 완성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서로 연동되는 8개의 키워드와 작품들을 함께 살펴보며 인공지능을 둘러싼 오늘날의 이슈를 고찰해 볼 수 있다며, 인공지능의 예측 가능성이나 불가능성의 이야기보다는 인공지능이란 기술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사유를 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상상 위에서 기술과의 공생 방식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5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한다. 관람료는 2,000원이며, 평일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오하은 에디터 / 글로벌에픽 에픽라이프팀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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