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빗줄기와 폭염, 열대야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평소라면 관대하게 넘어갔을 사소한 시비도 이런 시기에는 심각한 폭력 사태로 번질 수 있어 모두의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여름철은 단순 폭력을 비롯한 폭력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로, 평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던 사람도 특수폭행과 같은 사고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수폭행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저지르는 폭행죄를 말한다. 단순 폭행에 비해 죄질이 나빠 처벌 또한 무겁다. 단순 폭행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하지만 특수폭행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게다가 단순 폭행은 당사자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그대로 형사 절차가 종료되지만 특수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를 하고 선처를 구하더라도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일상 속에서 흔히 발생하는 특수폭행은 주로 어떠한 물건을 사용해 폭행을 저질렀을 때 발생한다. 이때 사용한 물건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면 특수폭행이 적용된다. 그런데 위험한 물건의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넓다. 칼이나 망치, 톱과 같은 흉기가 아니라 해도 재질이나 사용방법 등에 따라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모두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된다. 술집이나 식당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 중에도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된 물건이 매우 많다. 유리로 된 술병과 술잔, 얼음물로 가득 찬 플라스틱 피쳐통, 사기 소재의 재떨이, 금속으로 된 고기 불판, 철제 집게, 심지어 뜨거운 음식도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된 바 있다.
폭행의 성립범위도 세간의 통념과 달리 상당히 넓은 편이다. 사람들은 폭행이라고 하면 신체에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 즉 구타를 한 경우만 떠올리지만 실제 여러 사건에서는 신체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지 않더라도 피해자로 하여금 신체의 위협을 느끼게 할 정도라면 폭행이 인정되었다. 위험한 물건을 사람 주변에 집어 던지기만 해도 특수폭행이 성립할 수 있다는 말이다.
법무법인YK 이선우 변호사는 “특수폭행은 대부분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발생한다. 다친 사람이 없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사태의 심각성을 간과하기 쉽지만 특수폭행이라는 혐의는 절대 가볍게 벗어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 규모에 따라서 특수상해나 폭행치상 등 더 심각한 혐의가 덧붙여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최대한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