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배우 이주명의 성장이 눈부시다.
매 작품 대중의 신뢰감이 커지고 있다. 욕심도 많고 열정도 넘친다. 이주명은 그런 배우다. 진정으로 일을 즐기는 사람의 여유와 에너지가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다양한 작품으로 사랑받아 온 이주명이 영화 ‘파일럿’으로 스크린 데뷔를 알린다.
”가장 크게 느끼는 건 떨림이에요. 드라마를 했지만 큰 스크린에 내가 나온다는 게 정말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하는 그런 기분으로 설렘이 좀 있어요. 스크린을 보고 눈을 질끈 감을 때도 많았어요. 너무 만족스럽다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연기를 해도 항상 뒤돌면 아쉬움이 남아요. 그래도 현장에서 너무 재밌고 엄청 분위기 좋게 촬영했어요. 그래서 만족하고,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여장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이주명이 ‘파일럿’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조정석 때문. 어린 시절 이상형이고 배우로서는 ‘롤모델’인 조정석이 파트너가 됐다.
”조정석 선배를 너무 좋아해요. 선배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학창 시절부터 팬이었어요. 친구들도 ‘너 진짜 조정석 선배랑 하는 거냐’라고 좋아하더라고요. 선배가 연예계 등장했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이상형이에요. 제가 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롤모델이 됐어요. 같이 촬영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극 중 이주명은 한정미로 재취업한 한정우의 입사 동기 파일럿 윤슬기 역을 맡았다. 윤슬기의 쿨하고 당찬 면모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며 열연을 펼쳤다.
”저는 캐릭터를 만들 때 새로운 걸 만든다기보다 사람의 다양성이 있으니까 결이 다른 부분을 가지고 와서 캐릭터를 만드는 편이에요. 슬기를 만들 때는 그냥 따뜻하다고 생각했어요. 인간적으로 사람이 좋고 따뜻함이 큰 그래서 그게 시작점이라고 생각을 했고요.“
윤슬기는 뚜렷한 가치관을 지닌 인물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똑 부러지는 매력을 보여준다. 또한 한정미와 돈독한 동료 사이가 되는 만큼 색다른 호흡과 동료애를 선보인다.
”슬기를 보면서 참 부러웠어요.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군가를 위해 순수하게 용기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음에...저 또한 그런 욕구는 있지만 실제론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을 것 같거든요. 부럽고 멋지고 좋았죠. 일단 사람을 좋아하는 면이 저와 가장 닮았고, 목소리를 의지대로 내지 못하는 게 가장 달랐어요. 대리만족을 느끼면서도 스스로 속상한 부분도 있었어요. 저 또한 소중한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적극 도와주고, 목소리를 내고, 과감하게 행동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데 마음처럼 매번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저 자신에 대한, 인간관계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 스크린 데뷔로 매우 긴장한 이주명을 편안하게 이끌어 준 조정석이다. 이주명은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클럽 신을 꼽았다.
”춤추고 막 즐겼어야 했는데 선배가 무대를 장악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다 힘을 얻었어요. 선배와 첫 신 찍을 땐 바들바들 떨었는데 장난치는 모습에 찐 웃음이 나왔어요. 무장 해제됐어요.“
‘파일럿’은 파격적인 조정석의 여장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조정석의 여장을 실제로 본 이주명은 어땠을까.
“선배가 여장한 모습을 보고 처음엔 너무 떨려서 잘 인지하지 못하다가 연기할수록 몰입이 되면서 그저 천의 얼굴이라고 생각했어요. 여장한 선배님이 어느새 익숙하게 느껴졌어요. 외적인 변화가 주는 힘이 컸죠. 놀라웠어요.”
그는 대학 시절 항공과를 전공하고 승무원이 되려고 준비해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모델을 제안받고 뮤직비디오까지 찍으면서 배우로서 길로 접어들게 됐다.
“항공과를 졸업하고 모델 일을 잠깐 했어요. 그때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을 많이 찍으면서 울고 웃는 감정이 드러나는 게 재밌다고 느껴서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친구들은 승무원이니까 만약 내가 승무원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배우로서 만족하고 있고 그때의 경험이 저에게 밑바탕이 되어준 게 많아요. 내향인 이지만 면접 연습도 많이 하고 돌발상황 대처 연습도 했거든요.”
이주명은 착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며 성장하고 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많은 팬들이 그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고 있고,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배우 이주명을 바라보며 또 다른 이주명을 기대하고 있다.
“제가 코미디를 좋아하다 보니 조정석 배우를 더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코미디를 너무 하고 싶고 내려놓고 망가지고 이런 것도 하고 싶은데 배우에게 어려운 장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준비가 되고 불러만 주신다면 얼마든지 작품을 하고 싶어요.”
기존 틀을 벗어난 신선한 설정과 유쾌한 재미로 올여름 극장가를 찾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영화 ‘파일럿’은 오는 7월 31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제공 = YG엔터테인먼트]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