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배우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연기자로 뛰어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한선화.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이제는 연기자의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는 7월 31일 개봉하는 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너무 설레요. ‘파일럿’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고, 조정석 선배님의 동생 역할로 제안받다 보니까 저한테는 너무 귀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작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극 중 한선화는 오빠 한정우 재취업 성공을 위해 파격 변신을 돕는 ASMR 뷰티 유튜버 한정미 역을 맡았다. 조정석과 배꼽 잡는 현실 남매 케미스트리를 자랑한다.

“조정석 선배님은 천재예요.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저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라는 생각했고, 함께 촬영하면서 너무 큰 자극이 됐어요. 선배를 보고, 내가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좋은 케미를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좋은 기회였어요. 남매가 나오는 장면은 극 안에서 재미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재밌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조정석 선배님의 천재성에는 못 미치지만, 잘 받쳐드리고 싶었어요. 첫 촬영 날 자극이 도움이 돼서 더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선화는 끊임없이 대본을 보며 한정미 캐릭터를 연구했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조정석을 찾아 직접 조언을 구했다.

“가서 ‘저 뭐 부족해 보이지 않나요? 저 좀 도와주세요’ 하면 선배가 또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해 주셔서 재밌는 장면으로 탄생할 때가 있어요. 진짜 콘텐츠를 많이 본 거 같아요. 특히 ASMR 유튜버들을 많이 찾아보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한선화는 실제로는 내향적인 성격이다. 한정미와 간극이 크다. 대중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은 그의 연기가 탁월했음을 의미한다.

“사실 대중이 생각하는 것만큼 밝진 않아요. 그래서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진짜 편한 사람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최대한 끄집어내서 연기하는 거예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역할을 통해서 평상시 저와 다른 또 다른 재밌는 부분을 드러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최근 몇 년 사이 tvN 드라마 '술꾼도시 여자들'에서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들으면서 영화 '달짝지근해: 7510'도 비슷한 시기에 촬영한 작품이다. ‘파일럿’에서도 유쾌하고 밝은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공교롭게 계속 비슷한 이미지를 가져가게 됐다. 한선화에게는 밝고 유쾌한, 혹은 웃기고 능청스러운 인물이 유독 잘 붙는다. 배우에게 특정 이미지가 생기는 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닐 터.

“이것도 그 작품들이 사랑받았기에 가능한 평가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관심 아닐까요. 물론 저도 다양한 장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연기 변신을 하고 싶죠. 이건 배우로서 숙명이자 숙제인 거 같아요. 다만 이런 밝은 모습을 대중이 좋아해 주고 업계에서 필요하니까 불러주시는 거로 생각해요. 그래서 고민보다는 즐기면서 마음껏 해보자는 마음이죠.”

'술꾼도시 여자들'은 과거 한선화가 예능 이미지로만 소비될 때 들어온 드라마로, 그의 배우 인생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김정식 감독님에게 캐스팅 이유를 물었는데, ‘예능 속 재치, 센스가 연기와 만나면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는 답을 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깨달았어요. 내가 걸어온 길이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구나,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구나. 결국 하나하나 열심히 하다 보니 오늘의 제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냥 주어진 걸 열심히, 충실히 하면 되는 거 같아요. 이번에도 코미디 담당으로 열심히 했으니 예쁘게 봐주세요.”


한선화는 ‘파일럿’ 촬영을 하면서 심적인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꼈다.

“제가 앞만 보는 성향이다 보니 앞만 보고 열심히 했고, 즐기려고 했어요. 최대한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준비했죠. 현장에서 못 놀면 답답해요. 연기를 재밌게 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데 그 시간을 무의미하게 지나치면 집에 가서 너무 후회하고 자책하게 돼요. ‘파일럿’ 촬영 당시 ‘술꾼도시여자들2’, ‘달짝지근해: 7510’을 함께 촬영 중이어서 고군분투해야 했어요.”

한선화는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JTBC ‘놀아주는 여자’에서 '로코 여신'으로서 안방극장을 접수했다. ‘파일럿’ 개봉과 함께 광고계까지 접수하며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나한테 주어진 기회를 잘 해내는 게 앞으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내는 길이라는 마음으로 연기를 할 거예요.”

매 작품 향상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한선화는 다음 작품과의 만남에 벌써 설레어했다.

“앞으로 저도 여러 역할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과 연기 변신을 거듭해서 더 새로운 모습으로 소개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제가 풀어야 할 숙제고, 더 노력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저는 모든 역할을 환영해요. 힘들고 고통스럽고 이런 것도 저를 성장하게 하는 요소가 되니까 너무 늦지 않게 하고 싶어요.”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