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이 경기침체 우려에 휩싸이며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94.82포인트(1.21%) 떨어진 40,347.97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37%, 2.3% 하락했다. 특히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3%나 급락하며 투자 심리 위축을 반영했다.
이번 폭락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는 경제 지표들이 발표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23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고, ISM 제조업 지수도 예상치를 밑돌며 경기 위축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월 이후 처음으로 4%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한 경제 지표 악화는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과 상반된 결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줬지만,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RJ 오브라이언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톰 피츠패트릭 상무이사는 "연준 회의 이후 나온 데이터는 경기 연착륙이 아닌 경기침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채권 시장은 이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늦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워드본즈(FWDBONDS)의 크리스 러프키 수석 경제학자도 "경기침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 주식 시장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특히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JP모건체이스는 2% 하락했고, 보잉은 5% 이상 급락했다. 반면,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필수소비재나 유틸리티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번 뉴욕증시 급락은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의 수요 감소는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당분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위험 자산 투자는 자제하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경제의 향방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면 증시는 반등할 수 있지만,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증시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