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이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6% 넘게 급락하며 반도체주 약세를 주도했다.
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뉴욕증시에서 전날 12% 폭등했던 것과 달리 6.67%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이날 폭락은 약세를 보인 기술주와 더불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 하락, 경제 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엔비디아는 경쟁사 AMD의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급등했었다. AMD는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과 함께 AI 투자 지속 전망을 내놓으면서 엔비디아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급반전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향후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폴 믹스 하비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러한 모멘텀 중 일부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메타,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매출의 약 19%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 회계연도에 인프라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투자 증가가 엔비디아 실적에 얼마나 기여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또 다른 주요 고객인 메타는 전날 강력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2025년 자본 지출 증가 규모는 "상당할 것"이라고만 언급하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8월 28일 다음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다른 반도체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브로드컴, 마이크론, TSMC, ASML, 슈퍼마이크로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전문가들이 당분간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전했다. AI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경기 침체 가능성과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