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이 2일(현지시간) 7월 고용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최근 사상 최고치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1% 하락한 3만9,737.2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4% 내린 5,346.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3% 떨어진 1만6,776.1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급락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비농업 부문 고용은 11만4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18만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4.3%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것이 실수였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몰려들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기술주는 이날 하락세를 주도했다. 아마존은 2분기 실적 부진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8.78% 급락했다. 인텔은 실적 전망 하향 조정과 감원 계획 발표에 26% 폭락했다. 엔비디아도 1.8% 하락하며 전날 6% 하락에 이어 약세를 이어갔다.
나스닥 지수는 3대 지수 중 처음으로 조정국면에 진입했다. 조정국면은 주가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상태를 의미한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도 각각 사상 최고치 대비 5.7%와 3.9%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이번 하락세에 대해 "가파른 상승세 이후 반전되고 있는 강세장에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나스닥은 7월에 들어서 매우 과매수 상태였고 반도체도 마찬가지였다"며 "AI 열광의 상당 부분은 이 단계에서는 실제로 현실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술주 외에도 은행주도 경기 침체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4.9%, 웰스파고는 6.4% 하락했다.
이번 주 S&P500지수는 3거래일 연속 1% 이상 등락을 보이며 변동성이 커졌다. 연준이 지난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특히 이날 고용 지표 발표 이후 많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더 일찍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경제 지표와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다음 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