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엠폭스(mpox) 바이러스 감염병이 주변국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2년 만에 다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HEIC는 WHO가 선포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경보로,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지원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엠폭스는 밀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일반적으로는 경미하지만 드물게 치명적일 수 있다. 독감과 유사한 증상과 함께 몸에 고름이 가득 찬 병변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병은 콩고에서 풍토병으로 존재하던 클레이드 I 균주가 확산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적 접촉을 포함한 일상적인 밀접 접촉을 통해 더 쉽게 전파되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변종 클레이드 Ib가 등장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 콩고를 비롯해 부룬디,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대륙 전체는 물론 세계 각지로 추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발병을 막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인 국제적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WHO는 이미 150만 달러의 예비 자금을 지원했으며, 앞으로 며칠 안에 추가 지원을 할 계획이다. 또한, 1,500만 달러 규모의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기부자들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번 주 초 엠폭스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올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고된 엠폭스 의심 사례는 1만7000건이 넘고, 사망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대부분은 콩고의 어린이들이다.
WHO는 콩고에서의 전염 경로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백신 개발 및 접종 대상 선정 등의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백신 비축 국가들에게 백신 기부를 호소했다.
지난 2022년에는 주로 동성 성관계를 갖는 남성들 사이에서 다른 종류의 엠폭스가 확산되자 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당시 백신 접종과 행동 변화를 통해 확산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변종의 등장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국제사회는 WHO의 선포에 따라 엠폭스 확산 방지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백신 개발 및 보급, 감염 경로 추적, 위험 지역 여행 자제 권고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증시에선 최근 진매트릭스, 녹십자엠에스 등이 엠폭스 테마주로 분류되면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