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2(목)

아마존의 원자력 데이터 센터 인수, AI 에너지 전쟁의 서막

아마존웹서비스 로고. 사진=연합뉴스
아마존웹서비스 로고.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이자 데이터 센터 공급업체인 아마존이 최근 펜실베이니아주의 원자력 데이터 센터를 인수했다. 표면적으로는 아마존의 확장 전략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공지능(AI)의 폭발적인 에너지 수요라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아마존의 클라우드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급증하는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옆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AI가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면서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구글, 애플, 테슬라 등 다른 기술 기업들도 AI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각 AI 작업에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며, 이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 급증으로 이어진다. 2027년까지 전 세계 AI 관련 전기 소비량은 64% 증가하여 네덜란드나 스웨덴과 같은 국가의 전체 전력 사용량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에너지 블랙홀이 되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한 번 이상 AI와 상호 작용한다. AI 모델 훈련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더 큰 문제는 모델이 응답을 생성하는 추론 단계에 있다. 챗GPT와 같은 AI 모델에 질문할 때마다 데이터 센터에 요청이 전송되고 강력한 프로세서가 응답을 생성하는데, 이 과정은 일반적인 구글 검색보다 약 10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AI 모델의 크기와 사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에너지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챗GPT는 하루에 1,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20일 안에 모델 훈련에 사용된 에너지 양에 도달한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 역량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에너지 소비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은 2024년에만 AI에 1,89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에너지 폭증, 노후화된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위기 심화

AI 주도 에너지 소비 증가는 이미 과부하된 에너지 그리드에 추가적인 부담을 가중시킨다.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는 160% 증가하여 미국 전체 전기 수요의 8%를 차지할 수 있다.

노후화된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부족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미국의 송전선은 70%가 수명 주기의 끝에 가까워져 정전과 사이버 공격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은 확대되고 있지만, 송전망 운영자들은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석탄 발전소 사용을 늘리고 있다.

AI, 빅테크의 지속 가능성 약속을 뒤집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AI가 기후 목표 달성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탄소 배출량은 AI 관련 데이터 센터 건설로 인해 2020년 이후 29% 증가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투자와 효율성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에너지 저장 및 효율적인 활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투명성과 규제, AI 에너지 위기 해결의 열쇠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요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I 에너지 별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샤 루치오니는 개발자와 사용자가 에너지 소비량을 벤치마킹해 더 에너지 효율적인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AI, 에너지 위기의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AI는 에너지 위기를 심화시키는 주범이지만, 동시에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 AI는 수력 발전 댐 수리 시점 예측, 노후 인프라 누수 감지 등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AI는 우리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폭발적인 에너지 수요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기술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투자, 효율성 개선, 투명성 확보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AI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 AI의 미래는 에너지 문제 해결에 달려 있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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