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3일(현지시간) 9.53% 폭락하며 시가총액 3,000억 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 여파로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줄줄이 하락하며 칩 주식 시장은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날을 기록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인텔과 마벨 테크놀로지는 약 8% 하락했고, 브로드컴은 6% 가까이 떨어졌다. AMD는 7.8%, 퀄컴은 7%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주식을 추종하는 밴에크 벡터 반도체 ETF(SMH)는 7.5% 급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칩 주식 시장 폭락은 8월 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촉발됐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AI 붐, 칩 주식 성장 이끌었지만...엔비디아 급락에 동반 하락
지난해 칩 주식 시장은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왔다. 기업들이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컴퓨팅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와 메모리 구매를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칩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도 118% 급등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다른 칩 제조사들도 AI 칩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인텔과 AMD는 AI 칩을 판매 중이며, 브로드컴은 구글의 TPU 칩을 개발하고 있다. 퀄컴 또한 자사 칩이 안드로이드 폰에서 AI를 실행하는 데 최적화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지난주 엔비디아는 7월 마감 분기에 3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높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치다. AI 프로세서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분기 매출도 8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 실적 전망, 기대 못 미쳐...칩 제조업체들 동반 하락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했고, 이는 엔비디아에 부품을 공급하는 다른 칩 제조업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쳤다.
인텔은 이날 클라우드 서버 대신 기기 자체에서 AI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노트북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대기업과 협력해 맞춤형 AI 칩을 개발하는 브로드컴은 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