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는 더 이상 논쟁거리가 아니다. 이제 관심은 인하 폭에 쏠리고 있다. 최근 고용 시장 둔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0.5%포인트(50bp)의 '빅 스텝'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섣부른 빅 스텝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 줄 수도
BMO 캐피털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니퍼 리는 "50bp 인하는 공황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연준이 너무 늦게 대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 버텨왔다는 사실은 경제의 회복력을 보여준다"며 2분기 GDP 상향 조정, 견조한 소비 지출, 대량 해고 부재 등을 근거로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그는 "연착륙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릭 월러스타인도 빅 스텝 인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50bp 인하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단기 자금 시장의 변동성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 역시 이번 주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며, 50bp 인하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경기 침체 공포, 월가 덮치다
금리 인하 논쟁의 핵심은 경기 침체 위험이다. 시장 전략가 짐 폴슨은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은 반드시 경제 지표 악화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팬데믹, 정치적 양극화, 경기 침체 예측 도구의 불확실성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전된 수익률 곡선, 통화 공급량 증가 둔화, 경기선행지수 하락 등은 모두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연준의 선택, 시장 향방 가를 분수령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명확성을 제공할 수 있지만, 월가의 경기 침체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빅 스텝 인하가 단행될 경우, 경제 약화 우려를 키워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경기 침체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신중하게 금리 인하 폭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섣부른 빅 스텝은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경기 침체를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선택은 향후 경제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