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펴낸 ‘2023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마약사범이 2019년 1만 6044명에서 지난 해 2만 7611명으로 1.7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사범의 증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이지만 특히 10대 청소년 범죄가 늘어나 더욱 우려를 사고 있다. 10대 청소년 마약 사범은 같은 기간 동안 239명에서 1477명으로 무려 6.2배나 증가했다. 마약류는 중독성이 강해 마약 범죄 혐의로 처벌을 받은 후에도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즉, 어릴 때 마약류에 중독되면 성장하면서 계속 범죄의 유혹에 노출되어 재범에 재범을 거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미성년자 마약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청소년에게 마약류를 공급하거나 판매하는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양형기준을 상향 조절했다. 지난 7월부터 적용된 새로운 양형기준에 따르면 미성년자에 대한 마약류 매매, 수수 행위 등을 할 경우,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새로운 양형기준이 적용되는 혐의는 이뿐만이 아니다.
유통한 마약의 가액이 10억 원 이상이라면 이때에도 새로운 양형기준에 따라 최대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마약류를 유통하는 행위는 마약류를 단순히 투약하는 행위와 달리 타인의 마약류 투약, 즉 새로운 범죄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범죄 행위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행위이기 때문에 마약류관리법에서 매우 엄중하게 여기는 혐의다. 이에 마약류를 유통하는 행위는 단순히 마약을 투약하는 범죄에 비해 처벌 수위가 높으며 유통한 마약 가액이 10억 원 이상이면 특가법을 적용해 가중처벌하고 있다.
대마는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에 비해 중독성이 낮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법정형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대마가 마약류 중독의 관문이 되기 때문에 마약류를 투약하는 행위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이를 반영하여 양형기준이 상향 조정 되었다. 대마를 소지하거나 흡연할 경우, 앞으로는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만큼 집행유예의 가능성이 낮아진 셈이다.
경찰 출신의 법무법인YK 전형환 형사전문변호사는 “마약류 범죄율이 해마다 최대치를 갱신하면서 마약 사범을 엄중히 처벌하여 범죄를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로 이러한 시대의 요구를 반영해 이전보다 상향된 양형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아무리 초범이라 하더라도, 단순 투약이라 하더라도 이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었으므로 마약류 사건에 절대 연루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