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컴퓨터 메모리 칩 제조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공지능(AI) 장비 수요 급증에 힘입어 13년 만에 최대 상승 폭 을 기록했다. 이는 AI 기술 발전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 경제방송 CNBC,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6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87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3억 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당 순이익 역시 예상치 1.52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1.74달러로 예상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마이크론 주가는 뉴욕 주식시장에서 15% 급등하며 10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1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마이크론 실적 견인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 호조는 AI 시스템 개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급증에 기인한다. HBM은 방대한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AI 시스템 성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HBM 시장은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에 마이크론은 HBM 가격을 인상하고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섰다. 마이크론 측은 2024년과 2025년 생산 물량이 이미 모두 판매되었다고 밝히며 시장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확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니쉬 바티아 마이크론 운영 담당 부사장은 "마이크론은 대량의 첨단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최초의 칩 제조사"라며 "AI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 경쟁이 심화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마이크론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PC·스마트폰 시장 침체 극복, AI 기능 탑재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마이크론은 PC 및 스마트폰 시장 침체라는 악재도 극복하고 있다. 최근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AI 기능 탑재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칩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티아 부사장은 "AI 기능이 탑재된 기기는 더 많은 메모리 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마이크론에게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 다양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다. D램은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칩이며,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칩이다. 마이크론은 이 두 분야 모두에서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 "마이크론, 역사상 최고의 경쟁력 갖춰"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강력한 AI 수요가 데이터센터 D램 제품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며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를 역사상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상태로 맞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극심한 부침 속에서도 꾸준히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수요 변동성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AI 붐을 타고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마이크론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 발표는 AI 기술 발전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HBM과 같은 첨단 메모리 칩 수요 급증은 마이크론에게 더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며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