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성범죄는 심리적 지배 관계를 이용해 피해자를 성적 착취하는 성범죄를 말한다. 온라인에서는 주로 채팅이나 모바일 메신저, SNS 등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하여 피해자의 관심사, 취미를 알아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피해자에게 스스로 성적 이미지를 촬영하여 보내도록 하거나 오프라인 상에서 만남을 가지고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그루밍성범죄가 이루어진다.
피해자가 이러한 요구에 응하면 가해자는 피해자가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 성적 행위를 한 사실 등을 빌미로 삼아 더욱 심한 성적 착취를 하기도 한다. 피해자들이 신고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려 해도 가해자와의 심리적 지배 관계 때문에 혹은 피해 사실이 널리 유포될 것이 두려워 홀로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표면적으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범죄 사실을 눈치채지 못해 피해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청소년성보호법에서는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그루밍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아동, 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 반복하거나 성행위나 자위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 권유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성범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미성년자와 대화를 했다면 처벌을 받게 된다.
나아가 위계나 위력으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갖거나 미성년자를 추행한 사람은 아동, 청소년에 대한 강간이나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 즉, 간음 시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강제추행시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리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했다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법무법인YK 곽태영 형사전문변호사는 “설령 미성년자가 스스로 촬영한 사진, 영상이라 하더라도 그루밍성범죄 가해자가 촬영 부위나 구도, 방법 등 촬영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여 촬영한 것이라면 미성년자성착취물 제작 혐의가 적용된다”며 “청소년성보호법에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그루밍성범죄를 매우 엄중히 다스리고 있어 일단 혐의가 인정된다면 처벌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