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2(화)

[인터뷰] ‘굿파트너’ 남지현 “데뷔 20주년?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지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잘 감당”

승인 2024-09-29 08:00:00

[인터뷰] ‘굿파트너’ 남지현 “데뷔 20주년?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지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잘 감당”
[글로벌에픽 유병철 기자]
배우 남지현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마도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저력을 톡톡히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저는 원래 변화하는 캐릭터를 좋아해요. 시간이 지나고 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과정을 그려내는 게 재밌어요. 캐릭터가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을 '잘한다' 박수 치면서 봤어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남지현은 ‘굿파트너’에서 한유리 역으로 분해 사회초년생의 고민과 성장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매주 금, 토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저는 아역 배우로 시작해 어릴 때부터 일을 했다 보니 유리의 사회초년생다운 모습을 먼저 겪었던 것 같아요. 유리에게서 부족했던 부분이 하나둘씩 보완되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렇게 하나씩 고쳐가며 성장했을 때의 모습이 어떤지 제 머릿속에 뚜렷하게 그려지니까 캐릭터의 성장기를 더 잘 표현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유리는 로스쿨 수석 졸업생답게 성실하고 똑똑한 인물이다. 의뢰인의 사연에 깊이 공감하며, 최선의 선택을 안겨주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한다. 정의감이 넘치는 한유리는 수익만 좇는 것 같은 직장 상사 차은경(장나라 분)과 초반부터 치열하게 부딪힌다. 남지현은 차은경과 한유리의 입장차이를 뚜렷하게 표현해내는 게 과제였다.
“개인적으로 배역과의 싱크로율을 굳이 따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현장에서 캐릭터와 닮았다는 얘기를 유독 많이 들었어요. 유리는 저보다 공감도 훨씬 잘하고, 상대를 더 위할 줄 아는 친구라서 딱히 닮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유리만큼 사회초년생답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한유리의 성격이 초반에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유리는 신념과 생각이 곧고 바르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야가 넓지 않아요. 그래도 똑똑하고 성실하기 때문에 직접 부딪혀가면서 배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인터뷰] ‘굿파트너’ 남지현 “데뷔 20주년?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지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잘 감당”

남지현은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당연히 한유리도 마찬가지였다. 한유리를 연기하기 위해 고민에, 고민에, 고민을 더했다. 그리고 한유리가 차은경의 마음에 스며들었듯, 남지현이 특유의 따뜻함을 더해 온전히 내 편이 되어줄 것만 같은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에 안착했다.

”너무 올곧은 모습만 고집하다 보면 시청자분들이 못 받아들이실 것 같아서 망설여졌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세상에는 유리 같은 사람들도 꼭 필요한 존재라며 확신을 심어주셨고, 저는 감독님을 믿고 걱정 없이 과감하게 부딪혔죠.“

남지현은 장나라와 돈독한 워맨스를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캐릭터 구축에 있어서 장나라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희 둘이 제일 많이 만나고 가장 많이 찍었어요. 선배님이 저에게 의지해서 하셨다고 했지만 저는 초반의 유리 캐릭터의 마음을 다잡는 데에 선배님 말씀이 도움이 됐어요. 근데 초반에 제가 유리 캐릭터를 잡으면서 ‘사회초년생의 모습, 답답한 걸 답답하지 않게, 서투른 걸 덜 서툴러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을 했어요. 자칫하면 비호감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선배님과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선배님은 은경이가 너무 무섭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은경이가 너무 멋있었고, 유리가 혼날 만한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었어요. 선배님이 그 이야기를 듣고 ‘유리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 같다. 너무 사랑스럽다’고 하셨어요. 그 이후로 오히려 거침없이 풀어갔던 것 같아요.”

첫 회 7.8%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굿파트너’는 최고 17%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종영했다.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시즌 2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마지막 회차에 고아성이 새롭게 등장,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런 반응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재밌게 봐주셨다는 반응이어서 너무 감사해요.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구체적으로 얘기된 건 없어요. 등장인물 그대로 나오든, 저희를 중심으로 확장된 얘기가 나오든, 다시 한번 참여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촬영장 에피소드를 묻자 입가에 미소부터 떠오른다. 고생스러웠던 순간들만큼이나 추억도 쌓였을 테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과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잘 마무리가 돼서 얼떨떨하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해요. 올여름이 너무 더워서 같이 작품 만드느라 고생한 스태프에게 감사해요.”

[인터뷰] ‘굿파트너’ 남지현 “데뷔 20주년?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지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잘 감당”

2004년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서 아역 배우로 데뷔한 남지현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베테랑이다.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백일의 낭군님’, ‘작은 아씨들’ 등에 출연해왔다. 데뷔 이래 작품성, 화제성, 흥행성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배우에게 연차는 딱히 중요하지 않은 요소인 것 같아요.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지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잘 감당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은 없어요.”

남지현은 매번 다양한 작품에서 각기 다른 직업적 특성을 가진 캐릭터를 완성도 있게 그려왔으며, 전문적이고 신념 있는 직업의 역할도 잘 소화해 왔다. 다양한 작품에서 독보적인 연기력과 흥행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남지현이기에, 앞으로 또 어떤 연기 변신을 시도할지 더욱 기대가 모이는 바다.

“탐나는 캐릭터가 많아요. 전작과는 반대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늘 있어요. 다음 작품에서는 차은경처럼 냉철하고 똑 부러지면서, 맞는 말인데도 듣는 사람 열받게 하는 캐릭터를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남지현은 어느새 숙녀의 향기를 진하게 풍기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촬영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아역스타의 내공이 또래와 다른 느낌을 줬으리라. 그는 인터뷰 말미 연기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사진 제공 = 매니지먼트 숲]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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