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는 마음 속 상처를 안고 제주에서 만난 영희와 준우가 클래식 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클래식 음악 멜로다. 드라마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 4계절 시리즈로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윤석호 감독의 첫 국내 스크린 연출작으로,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극 중 배수빈은 모든 것에서 도피하고 싶은 남자 준우 역을 맡았다. 준우는 남부럽지 않은 재력과 배경을 갖췄지만 마음의 상처를 입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제주도 별장을 찾게 된 인물이다.
준우는 극 초반 삶의 끝에 선 듯한 위태롭고 어두운 면모로 충격을 안긴다. 그러나 이후 겉으로 보기에 밝고 유쾌하지만 마음 한편에 큰 상처를 안고 있는 영희(김지영 분)를 만나게 되고, 클래식 음악을 매개체로 서로를 위로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변화해가는 모습으로 잔잔한 힐링을 선사한다.
특히 배수빈은 준우 캐릭터를 통해 농도 짙은 감성 연기를 보여주며 몰입도를 더욱 치솟게 만든다. 배수빈은 초반 세상과 단절하려 하는 캐릭터의 상황을 덥수룩한 헤어스타일 사이로 언뜻 보여지는 처연한 눈빛과 속도감 느린 제스처로 담담하게 담아낸 데 이어, 눈빛과 표정, 목소리톤 등의 변주로 준우의 감정 변화를 온전히 담아내 극의 분위기에 자연스레 동화되게 만든다. 무엇보다 영희가 아픔을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그녀의 상처에 공감하며 위로를 전하는 눈물 연기로 보는 이들까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이처럼 배수빈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과 윤석호 감독의 연출, 클래식 음악의 조화가 빛난 영화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는 개봉 이후 관람객들의 무수한 호평 속에 OTT를 찾게 됐다.
유병철 글로벌에픽 기자 e ybc@globalepic.co.kr/personchosen@hanmail.net
